[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인텔이 1.8 나노 공정을 이용한 첫 중앙처리장치(CPU)를 올해 말 공식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파운드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텔은 18일 "노트북용 CPU '팬더 레이크(Panther Lake)'의 공식 출시 시점은 올해 말"이라며 "소비자 출시일은 노트북 제조사들이 일정을 짜는 것이어서 예정할 수 없고 시스템온칩(SoC)에 대한 것도 지금은 밝힐 수 없으나 일단 펜더 레이크 출시일만큼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최신 코어 울트라 제품이 내년 1월 출시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정정한 발표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등은 인텔이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제품 설명회에서 노트북용 CPU 펜더 레이크의 로드맵을 공개하며 펜더 레이크 출시일을 내년 1월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이에 대해 펜더 레이크의 출시가 연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펜더 레이크는 1.8나노급 인텔 18A 공정에서 처음으로 생산되는 차세대 AI PC 프로세서다. 전작 루나레이크 프로세서가 모든 구성 요소를 TSMC 3나노급 공정에서 생산했다면 팬서레이크는 CPU 타일 제조에 인텔 18A를 활용 뿐더러 구성 요소 중 70% 가량을 인텔에서 생산하게 된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인텔은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2나노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와중에 파운드리 부진으로 위기에 놓인 인텔이 1.8나노 공정의 펜더 레이크를 연내 발표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1.8나노 공정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경우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 중심으로 재편된 파운드리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 확보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만 지속적인 일정 지연과 기술적 완성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말 인텔의 18A 공정이 반도체 설계 회사인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했다면서 1.8A 프로세스를 이용한 반도체 대량 생산이 2026년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애플과 퀄컴 등 일부 잠재 고객들이 기술적인 이유로 인텔의 18A 공정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은 인텔의 1.8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파운드리 10위권 밖에 있는 인텔이 자사 기술력으로 최첨단 공정을 성공시킬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1.8나노면 아직 TSMC도 상용화하지 못한 최첨단 공정이다. 최고의 기술이 되는거다"라면서 "이건 상징적인 의미도 상당하다. 문제는 과연 10나노도 만들지 못한 인텔이 성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취임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파운드리 사업 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 CEO에 선임되자마자 "인텔은 세계적 수준의 파운드리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취임사에서는 "고객을 기쁘게 하겠다"고 강조하며 고객사들이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칩 제조 프로세스를 고객 친화적으로 바꿀 것을 밝히기도 했다.
탄 CEO가 인텔 파운드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탄 CEO가 연내 양산을 앞둔 18A 미세공정 기술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해야 한다. 이러한 대형 고객사의 물량이 모두 선두업체인 대만 TSMC에 넘어간다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벌인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1.8나노 공정에 대해 자신들의 요구에 맞게 칩 생산이 가능한지 평가하고 있으며 인텔의 파운드리가 대량의 칩을 생산할 두 개 이상의 대규모 고객을 확보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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