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세계 응축한 작품…알폰소 쿠아론 감독, 제 비전 지켜준 제작자"
류준열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전 세계가 공감할 것"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상호 감독이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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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던 인물들이 겪게 되는 파멸과 구원의 이야기예요."
연상호 감독이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가진 제작보고회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을 소개하고 작품에 관한 연출 의도를 들려줬다.
'계시록'은 소녀의 실종을 둘러싸고 목사 성민찬(류준열 분)과 형사 이연희(신현빈), 전과자 권양래(신민재)가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아가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 감독은 "판타지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목사 앞에 비치는 계시를 연출할 때도 최대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배제하는 등 사실적으로 촬영하려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 감독은 "인디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이런저런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계시록'은 인디 애니메이션부터 갖고 있던 제 색깔을 정리하고 응축한 느낌으로 작업했다"며 "제가 만든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들은 '계시록' 한편만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상호 감독(왼쪽)과 배우 신민재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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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은 영화 '그래비티'(2013), '로마'(2018) 등을 연출한 멕시코 출신 거장 알폰소 쿠아론이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돼지의 왕'을 통해 연 감독을 알게 되고 '부산행'을 감명 깊게 본 쿠아론 감독이 직접 제작사를 통해 연 감독에게 협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연 감독은 "'계시록'은 한국적인 면이 많은 작품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어필할지 고민할 때였는데, 쿠아론 감독이 한국적인 이야기만이 아니고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해줘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쿠아론 감독은) 제가 이 영화로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얘기를 듣고 그것을 살리기 위해 어떤 방식의 편집이 좋은지 얘기해줬다"며 "마케팅 단계에서 예고편이 비전을 잘 보여주는지도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연 감독은 직접적으로 쿠아론 감독이 말해준 것은 아니지만, 그의 영향을 받아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원신 원컷'(one scene one cut·컷으로 나누지 않고 장면을 이어가는 기법)으로 찍었다고 밝혔다. 쿠아론 감독은 '원신 원컷'을 자주 활용하기로 유명한 연출자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류준열(왼쪽부터), 신현빈, 연상호 감독, 신민재가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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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를 좇는 목사를 연기한 배우 류준열은 "('계시록'이) 믿음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내 이야기라고 느낄 정도로 많이 공감할 것 같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인간의 믿음이 무엇인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목사의 기도를 녹음하고 촬영할 때 직접 기도문을 만들어가는 등 사실적인 캐릭터로 보이기 위한 노력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류준열이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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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역을 맡은 신현빈은 "자기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을 마주할 때 하는 선택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게 흥미로웠다"며 "보는 분들에게 많은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줄 것 같다"고 출연 배경을 말했다.
'계시록'까지 연상호 감독과 네 번째 작품을 같이 하게 된 신민재는 범인으로 의심받는 전과자 역할로 색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의 불길한 모습은 영화 초반의 분위기를 잡아나가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신민재는 "해본 적 없는 역할이어서 도전이 되는 작품이었다"며 "흉터 등 외형적인 변화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신민재 배우는) 범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미묘한 순간들을 잘 연기해줬다"며 "이런 부류의 범죄자 중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 같다"고 했다.
'계시록'은 오는 2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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