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삼성중공업, 대규모 선박 수주…각각 계약액 4조원 달해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대규모 선박 수주…각각 계약액 4조원 달해

폴리뉴스 2025-03-18 11:13:20 신고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한국 조선업계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선박 수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4조 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대만의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의 선주로부터 셔틀탱커 9척을 확보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 같은 성과를 통해 초호황기를 예고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의 계약 규모는 약 2조3286억 원에 달하며, 이는 2023년 연간 매출액의 3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너비 61.5m로, LNG 이중연료추진 엔진과 최신 친환경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번 계약은 한화오션이 에버그린과의 첫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며, 향후 추가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오세아니아 지역의 선주로부터 1조9355억 원 규모의 셔틀탱커 9척을 수주했다. 이 계약은 삼성중공업의 연간 매출액의 24.2%에 해당하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셔틀탱커를 건조한 이래, 최근 10년간 29척을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점유율(57%)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특히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에서 성과를 거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최근 몇 년간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시장은 중국 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해왔으나, 한화오션은 친환경 기술과 차별화된 설계 능력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삼성중공업 또한 셔틀탱커 시장에서 모든 계약을 자사로 가져오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 정부의 중국 조선업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조선사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중국에서 건조되거나 중국 국적의 선박에 대한 항구 이용료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해운사들이 중국산 선박을 확보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하여, 한국 조선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화오션은 3조 원 이상의 수주액을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올해 수주 목표인 98억 달러(약 14조2000억 원)의 16.3%에 해당하는 16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위상을 다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오션이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한 척당 가격은 3881억 원으로, 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역대 최고가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체들이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한화오션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수요 증가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조선업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10년간 셔틀탱커 세계 발주 물량의 절반 넘게 수주하며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51척 중 29척을 수주했다”면서 “점유율 57%로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규모는 삼성중공업이 2023년 기록했던 매출 규모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한국 조선업계는 최근 대규모 수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밝은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향후 추가 수주를 이어갈지, 조선업계 전체가 이 초호황기를 어떻게 지속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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