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을 통해 소상공인 결제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 책임론’이 확산되자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홈플러스에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사재 출연 규모를 비롯한 구체적인 지원책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MBK 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회생 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게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김병주 회장의 재원 지정을 통해 영세업자 채권 지급과 함께 소상공인 대금 지금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서는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는 근본적인 책임 회피에 불과하며, 여론과 정치적 압박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규탄했다.
마트노조 강우철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1조 원 투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자산 가치가 높은 흑자 매장을 처분하며 자본 회수에만 몰두해 왔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병주 회장은 진심으로 책임을 느낀다면 국회에 출석해 직접 대답하고, 노동조합과 만나 직원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며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충분한 사재 출연과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매입채무 유동화 채권에 대해서도 전액 변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매입채무 유동화란 기업이 납품업체에 줘야 하는 대금을 카드사 등을 통해 먼저 지급하고 추후에 상환하는 방식을 말한다. 홈플러스가 납품 대금을 결제하면 카드사에는 매출 채권이 발생한다. 증권사가 이를 인수해 기초 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매입채무 유동화를 포함한 채권 상환이 일시 유예된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에 따라 홈플러스 유동화 증권 투자자들의 채권 변제 가능성이 좌우된다. 홈플러스는 유동화 증권 투자자들이 당사의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홈플러스에 있으므로 관련 증권사들과 함께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당사 매입채무 유동화와 관련해 증권사에 의해 발행된 유동화 증권(ABSTB 포함) 투자자들은 당사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변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당사에 있다”며 “해당 채권들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해 관련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회생 절차가 개시된 시점에서 매입채무 유동화 채권 변제를 위해서는 채권자 동의, 법원 승인 등이 필요하다. 이는 홈플러스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권한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홈플러스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 같다는 예비 평정을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820억원 규모의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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