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삼성전자가 반도체 전문가를 이사회에 대거 배치하며 경쟁력 재건에 본격 돌입한다. '5만 전자' 늪에 빠진 주가를 반등시키고 400만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다룰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반도체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구성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상정했다.
사외이사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이혁재 교수는 서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기존 10명의 이사진 중 임기가 만료된 3인을 교체하는 이번 변화는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써 이사회 내 반도체 전문가는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가 2024년 반등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8만원대를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5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월 14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5만7600원으로, 수개월째 '5만 전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주가 부진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4년 반도체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 실적이 견조할 것 같아 주주가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대만큼 주가가 회복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의 변수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다. 국민연금은 전영현 부회장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전영현 후보는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라는 이유를 들었다.
허은녕 후보에 대해서도 "회사와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약 7.25%로, 최대주주 측 지분율 20.07%에 비해 적지만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전 부회장의 삼성SDI 대표이사 재직 시절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이력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 전 분야에서 TSMC, SK하이닉스 등과의 경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기술력 부문에서 3위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특히 D램 분야에서는 1a(4세대 10나노급) 이상의 최선단 D램의 근원적인 기술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 D램의 설계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지난 1월에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에게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주총 행사장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홈 △AI 홈 로봇 '볼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갤럭시 AI △의료기기 △하만 전장 △오디오 등을 전시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사업팀으로 승격시키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전장 자회사 하만 이후 중단된 대형 인수·합병(M&A) 활동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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