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존 위기 속 9년 만에 임원 총집결...“사즉생 각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삼성이 9년 만에 부활시킨 전 임원 세미나에서 강도 높은 메시지가 쏟아지며 총체적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호암관 글로벌홀에서 전 계열사의 부사장급 이하 임원 2000여명을 소집해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교육’을 주제로 임원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삼성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평가하며 현 상황을 생존의 문제로 규정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위기에 맞설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의 메시지는 영상 속 성우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됐다.

실제 삼성의 위기감은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력인 D램 반도체는 물론 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 회장은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임원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긴 크리스털 패를 전달했다. 한편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정례적으로 실시되던 삼성 임원 교육은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2017년부터 중단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