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호의 예술의 구석] 영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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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호의 예술의 구석] 영감님!!

문화매거진 2025-03-17 13:28:00 신고

▲ 영감님!! / 그림: 윤건호
▲ 영감님!! / 그림: 윤건호


[문화매거진=윤건호 작가] 왕따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멍때림이 없으면 예술은 있을 수 없다고 믿는 내게 혼자 공허한 공중을 바라보는 건 일상과도 같은 일. 꼭 필요하다.

사색도, 공상도, 상상도 결국 멍때림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다.

영감이 오는 순간과 오기까지의 과정, 방법은 각자 다르고 또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다. 나의 경우는 멍때리기, 샤워하기, 수다 떨기 그리고 문화 활동 누려버리기 정도가 방법이다.

여기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1. 턱을 괴고 멍때리지 않기  
2. 앉아서 샤워하지 않기 
3. 듣는 수다 떨기
4. 질투하지 않기 

하나의 방법당 한가지씩 갖춘 이 4개의 주의 사항은 내게 좋은 영감이 오게 하려는 최소한의 제한사항이다. 

• 좋은 영감 
그래, 내겐 좋은 영감이 필요하다. 실현 가능하고 신선하고 밀도를 지닌 그런 영감님이 와주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님이 오실 그 길을 잘 닦아놔야 한다. 

-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순리. 멍 때리는 순간에 턱을 괴면 그때부터는 졸음과의 싸움이다. 반듯한 자세로 영감님을 맞이해야 한다.

- 샤워는 잡생각들이 씻겨 내려가는 순간인데 그때 앉으면 어딘가에 웅덩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씩 고이는 생각들은 자칫 무력감이나 우울한 감을 주기가 쉽고 주저앉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모두 씻어 흘려보낼 수 있도록 몸도 마음도 환기될 수 있게 적당한 샤워 시간을 지켜야 한다. 

- 수다와 같은 대화, 소통의 순간에는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말이 앞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놓치지 말자, 먼저 듣고 이야기하는 습관은 언제나 내게 풍부한 서사를 가져다준다. 

- 문화 활동을 누리는 것에서 질투는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내 작업이 더 나은데?”, “이 정도는 누구나 다하지” 등의 잡생각으로 감상을 망쳐버리기엔 시간은 빠르고 인생은 짧다. 질투는 감상하는 순간의 몰입을 깨고, 창작자로서 성장할 기회를 앗아간다. 나와 다른 시각을 발견하면 재빨리 보고 배워내자.

5월에 있을 단체전시를 준비하는 지금, 나는 영감님이 필요하다. 좋은 작품을 많이 보고 전시도 봐야 하고 사색도, 멍도 때려야 한다.

요즘은 안 해본 일을 하고, 하던 일도 하고… 꽤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 생각의 여지가 많지 않은 와중이다. 어서 와주시길 바라며 오늘도 길을 닦아 본다. 

저는 준비됐으니 빠른 걸음으로 와주세요, 영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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