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직장인 3명 중 2명은 이직할 때 평판 조회(레퍼런스 체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여겼다. 또 직장인 절반가량은 불리한 평판 조회에 대한 우려로 비리나 부당한 일에 대해 제기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일부터 11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이직할 때 평판 조회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자 ‘그렇다’는 응답이 64.7%였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75.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본인이 이직할 때 회사에서 평판 조회를 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본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24.1%였다. 평판 조회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들은 정규직(29.3%), 노조원(38.2%), 사무직(32.0%),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30.7%), 공공기관(34.4%)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불리한 평판 조회에 대한 우려로 비리나 부당한 일에 대해 제기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45.4%로 집계됐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20대(56.1%)가 50대(37.8%)에 비해 20%가량 높았다.
구직자의 동의 없이 진행하는 평판 조회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라는 응답은 30.4%에 불과했다. 직장인 81.3%는 구직자 동의 없이 평판 조회를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동의 없이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수집·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인사담당자 등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닌 동료 직원에게 조회를 하는 것도 불법이다.
직장갑질119는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악의적인 왜곡 답변을 하는 경우엔 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방해 금지’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지원자 동의 없이 평판조회를 하다 재직 중인 회사에 알려져 지원자가 채용회사를 상대로 비밀 준수 의무 위반이나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자의 전 회사 동료에게 주관적인 평가를 듣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악의적으로 왜곡된 평가나 정보를 제공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노조 위원장 박성우 노무사는 “전 직장에서의 업무태도, 근태, 인사고과 등의 내용이 평판 조회에서 다뤄지면 개인정보호법 위반의 위법행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관적 평가도 내용에 따라서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며 손해배상책임까지 발생하는 불법행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용자들 간에 교류가 많은 사회복지업종 등 특정 업종, 직종의 경우 평판 조회가 심각한 취업방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죄에 대한 적극적이고 폭넓은 해석과 함께 제도 보완을 통해 취업방해에 해당하는 평판 조회가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갖춰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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