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거주하는 A씨(52)는 몇 달 전 간경화 진단을 받고도 술을 끊지 못했다. 결국 황달과 복수가 더욱 심해져 병원을 찾았지만 간 이식조차 힘든 몸 상태였다. 남겨질 가족과 간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떠올라 후회가 밀려왔다.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간암으로 인한 암 사망률이 유독 높다. 매년 국내에서 1만 2천여 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며 8천여 명이 간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알코올 통계자료집을 종합하면, 지난 2022년 5천33명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28명의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가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했는데 이 가운데 57명이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지난 한 해에는 전체 환자의 21%가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간경화 진단이 내려진 연령층을 살펴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이들 대다수가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도 함께 있는 몸 상태였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간경화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 등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경화 환자의 경우라면 금주는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간은 체내에 섭취되는 음식물을 대사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음식물 분해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를 해독한다. 과도한 음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방치하면 간염으로 급속히 진행될 수 있다.
이때 완전히 술을 끊지 못하면 결국 간이 재생력을 상실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나 자칫 간암까지 진행돼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면 4~6주 이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다. 반면 간경화의 경우 이와 다르다. 간경화는 만성질환이므로 간 이식이 현재까지 유일한 완치법이다.
또한 식사를 거른 채 계속해서 술을 찾아서 마시는 사람이 발열이나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라면 급성 췌장염과 같은 질환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전 원장은 “영양부족 상태에서는 술로 인한 간 손상이 더 심해지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술을 조절해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저할 것 없이 가까운 중독센터나 전문 치료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