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김 과장은 욜로(YOLO)족이다. 입사 후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과 명품 소비,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관광 등으로 모아놓은 돈이 없다. 하지만 마흔을 앞두고 갑자기 노후 걱정이 돼 20년 플랜을 세우고 목돈을 모아보려고 한다. 김 과장은 안정적인 적금을 들지, 저축성 보험상품으로 고금리를 추구할지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3월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과장은 보험사 연금저축보험보다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수익률만 놓고 보면 합리적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연금저축 1년 수익률은 은행 연금저축신탁이 5.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연금저축펀드 4.35%, 보험사가 운용하는 연금저축보험 2.61% 순이다.
다만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2018년 이후 신규 가입이 중단된 상태이므로, 소비자는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와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는 투자상품이므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김 과장이 월 30만원씩 20년간 모을 때 시나리오별로 얼마씩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지부터 따져보자.
적금을 든다면, 연 3% 금리를 가정하고 이자소득세 15.4%를 적용하면 20년 후 약 9027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 기간 이자는 약 1827만원이 된다.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에 투자한다면, 연 평균 6% 수익률과 월복리효과를 반영해 20년 후 예상 수령액은 약 1억3900만원이 된다. 연금 방식으로 수령 시 연금소득세 5.5%를 적용하면 세후 약 1억3200만원이 된다.
매달 30만원씩 연 7% 수익률로 연금저축 상품에 20년 동안 가입했을 때, 60세부터 80세까지 20년 동안 연금을 수령하면 매달 약 62만원씩 지급받을 수 있다. 만일 예상 수명 90세로 잡아, 60세부터 평생 연금을 받는다면 매달 약 41만원을 지급받는다. 수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연금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확정금리형 연금보험상품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현재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가입 후 1~20년 동안 연 단리 7%, 이후부터 연 단리 5%를 보장하는 '신한ONE더라이프'를 최근 출시했다. 이 상품은 40세 남성이 매월 50만원을 10년간 납입한 후 6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경우, 매년 727만원(월 60만원)을 100세까지 수령할 수 있다. 같은 조건으로 100만원을 납입하면 연 1454만원(월 122만원)을 지급받는다. 약 9년간 연금을 받아야 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이후부터는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 상품은 일반 연금보험상품이지만 연 단리 7%를 보증한다는 점에서 기존 최저보증형 변액연금보험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KB라이프는 온라인 가입과 신용카드 납입이 가능한 'KB하이파이브평생연금보험'을 선보였다. 가입 후 5년간 확정이율 3.5%가 적용되며, 이후에는 공시이율이 적용돼 복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가입 후 10년 시점에 장기유지보너스를 지급하는데, 5년 납입 시 기본보험료의 100%, 7년 납입 시 200%, 10년 이상 납입 시 400%를 계약자 적립금에 가산한다. 자동이체 신청 시 매달 기본보험료의 1%를 추가 적립할 수 있으며,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면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도 제공된다.
삼성생명의 '인터넷 뉴(NEW) 일시납 연금보험'은 연 3.3% 금리를 5년간 보장한다.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금리연동형 상품이다. 40세 남성이 5000만원을 일시납으로 가입한 뒤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연 414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10년 후 해약 시 6512만7300원을 돌려받아 해약환급률은 130.2%(10년 시점 기준)에 달한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상품도 눈에 띈다.
하나생명은 보험 기간에 따라 연 단리 4~7%를 보장하는 '하나뿐인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이 5년 이상 15년 미만일 경우 4%, 15년 이상 20년 미만일 경우 5%, 20년 이상 25년 미만일 경우 6%, 25년 이상일 경우 7%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또 주식투입비율을 최대 50%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운용도 가능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가입 당시 공시이율을 20년간 보장하는 '오늘의달러연금'을 판매 중이다. 가입 시 공시이율이 5%라면, 20년 동안 동일한 5% 확정 이율이 적용된다. 가입 후 1년간은 납입 보험료에 따라 최대 연 1.5%의 초년도 보너스 적립 이율도 제공한다.
KDB생명은 지난해 10월 계약 후 5년간 연 복리 3.5%를 확정 보장하는 '(무)e원금보장 KDB하이브리드연금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이후 변동 공시이율이 적용되며, 최저보증이율은 계약 후 10년 이내 연 복리 1.0%, 10년 초과 시 연 복리 0.5%를 보장한다. 최대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연금 개시 나이는 만 55세~80세 사이다.
보험사들은 어떻게 금리 인하기에 상대적으로 고금리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 정답은 해지율에 있다.
많은 보험가입자가 상품을 중도 해지할수록, 보험사는 이득을 얻는다. 보험사는 가입 초기에 수수료‧운영비 등 사업비를 먼저 떼어간다. 또한 해지환급금을 낮게 책정하거나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로 추가 스프레드 수익을 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확정금리형 연금저축보험 상품을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초기에 해지하면 원금도 못 돌려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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