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은 자회사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와 HBM 핵심 장비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최근 매출액의 5.38%에 해당하는 210억원이며,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7월 1일까지다.
한화세미텍은 그간 SK하이닉스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이어왔다. 이번에 계약 체결 사항을 공개한 것은 검증이 순조롭게 끝났다는 의미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50대의 TC본더를 구매할 예정인데, 업계에선 한화세미텍이 그 중 20대 안팎을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TC 본더'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을 위한 필수 장비다. 여기에 쓰이는 D램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칩을 하나씩 열로 압착해 붙이는 역할을 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와 손을 잡으면서 한미반도체의 독점 구도가 깨졌다는 점이다. 그간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HBM용 TC본더를 홀로 공급해왔고, 이를 발판삼아 '세계 1위' 반열에 올랐는데, 새로운 기업의 가세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한화세미콘과 한미반도체가 TC본더 특허 관련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더하는 부분이다.
한미반도체는 작년 12월 한화세미텍이 자신들의 기술을 도용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2017년 개발한 2개 모듈, 4개 본딩 헤드 방식이 한화세미텍 장비에 동일하게 적용됐고 구조·외관 등 설계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세미텍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을 선임하고,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끊임없는 R&D 투자를 통해 이뤄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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