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강 기자] 국민의힘이 사법부를 향해 칼날을 겨누고 나섰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판결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권성동 “천대엽, 민주당 편들어”…주진우 “불구속 재판이 원칙”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법원의 행정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사법 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경솔한 발언”이라며 “법원행정처장에게는 한 번 이뤄진 결정을 번복하도록 개입함으로써 사법 체계를 뒤흔들 권한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한 “대법관이 중앙지법 합의부의 판결을 부정하고, 번복시키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법부 스스로 재판의 독립성 원칙을 훼손하고, 3심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천대엽 처장이 국회에 나와서 자꾸 민주당 편을 들어주는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어, 대단히 우려스럽고 강력히 경고한다”며 “이번에는 검찰의 즉시항고를 비판해서 또다시 민주당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도 천 처장의 발언은 사법부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침해했다며 공격에 나섰다.
주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행정처장의 이말은 만약 즉시항고가 있을 경우 ‘고등법원에 대한 사법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재판부 독립을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법무·검찰 사무에 대한 부당한 외부 간섭이다. 예단으로 비춰져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주 의원은 “대검지휘부와 상의해서 검찰총장이 결정한 일을 다시 번복한다면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면할 길 없다”면서 “불구속 재판은 형사재판의 대원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도 “행정처장이 법관의 재판을 비판하고 검찰을 수사 지휘하는 전대미문의 해괴한 사건”라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검찰총장이 우습게 보이면 법원 행정처장이 수사지휘 하는 그런 말을 하겠느냐”며 “법원 행정처장 지휘에 따라 대검이 신속히 움직이는 것도 코메디중 상 코메디”라고 적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법원행정처장이 나서서 월권 논란에 정치 편향적 발언 논란으로 사법 혼란을 부추기고 사법체계를 훼손하고 있다”며 힐난했다.
또한 “정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법부의 독립성과 사법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민주 “국힘, 대통령 지키는 것이 존재 이유인가” 반격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재수감을 차단하기 위한 사적 포석으로 보고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를 지키는 것이 제1의 존재이유이고, 대한민국을 윤석열·김건희의 왕국으로 만드는 것이 존립의 목적인지 답해야 한다”고 맹공을 가했다.
그는 또한 “검찰 내부에서조차 심우정 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내란 수괴만을 위한 특혜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사법부 시스템과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라”며 “사법부를 아무리 흔들어도 내란 수괴의 죄를 지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오죽했으면 현직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이런 말을 했겠나”라며 “특수본은 지금 당장 즉시 항고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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