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김지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과 연세대학교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는 ‘건식 전극(Dry Electrodes)’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난제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건식 전극의 제조 공정과 전기화학적 성능을 단위 프로세스별로 정밀 분석해,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주요 화학적 인자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습식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 효율과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배터리 제조사들은 대부분 전극을 제작할 때 습식 공정을 사용한다. 습식 공정은 전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고가의 용매와 혼합해 슬러리(Slurry) 형태로 만든 후 금속 포일(집전체)에 코팅하고 용매를 증발시키는 건조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에너지 소비가 많고 공정 시간이 길며,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건식 전극 공정은 용매 없이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직접 혼합해 고체 파우더 형태로 전극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건조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제조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건식 전극은 차세대 배터리 제조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건식 전극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전극 균일성 확보 △후막 전극 기술 개선 △대량 생산을 위한 수율 확보 등의 기술적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건식 전극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가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으면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분산 기술과 압연(캘린더링) 공정 최적화가 필요하다.
또한, 후막 전극 기술을 개선해야 한다. 후막 전극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지만 균일한 두께와 밀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고접착성 바인더와 도전재 개발, 정밀한 코팅 공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량 생산 과정에서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존 습식 공정에 비해 건식 전극 공정은 대량 양산 시 생산 수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공정 최적화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LG에너지솔루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들을 제조 공정과 전지 성능 관점에서 분석하고, 근본 원인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또한, 대면적 적용과 상업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소재 화학적 측면에서 제시하며, 향후 건식 전극 및 배터리 연구 방향을 명확히 정립했다.
이상영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식 전극 기술의 난제를 명확히 규명하고, 연구실 단계를 넘어 대량 생산을 위한 실질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는 “건식 전극은 배터리 제조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극대화가 가능한 핵심 기술”이라며 “특히, 급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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