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지하철역 헤매던 치매노인, 역 직원 도움으로 무사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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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지하철역 헤매던 치매노인, 역 직원 도움으로 무사 귀가

연합뉴스 2025-03-14 10:3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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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헤매던 치매노인 귀가를 도운 서울교통공사 라광수 차장 지하철역 헤매던 치매노인 귀가를 도운 서울교통공사 라광수 차장

[서울교통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밤중 지하철역을 헤매던 90대 치매 노인이 근무 중이던 역 직원들의 책임감 있는 대처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근무하는 라광수 차장은 지난 10일 밤 11시 23분께 폐쇄회로(CC)TV 감시 근무 중 내복 차림의 노인이 8번 출구 계단을 걸어서 내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곁에 보호자가 보이지 않자 라 차장은 노인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노인은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라 차장은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 112 신고를 요청한 뒤 노인이 놀라지 않도록 7분간 대합실에서 곁을 지키며 역사 내 고객안전실로 함께 갈 것을 설득했다.

거듭된 설득에 노인이 고객안전실로 이동하자 직원들은 노인의 손과 발을 주무르고 오물을 닦아준 후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대화를 나눴다.

약 15분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함께 노인의 신상정보를 파악하던 중 소지하고 있던 '치매 노인 인식표'를 발견했다. 마침내 노인은 보호자와 연락이 닿아 무사히 귀가했다.

라 차장은 "쌀쌀한 밤에 홀로 배회하는 노인을 처음 발견했을 때 7∼8년간 치매로 고생하신 어머니가 생각나 조금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었다"며 "직원으로서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이고, 늦지 않게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다행"이라고 말했다.

라 차장은 노인이 돌아간 후에도 걱정이 돼 보호자에게 문자로 안부를 물었고, 잘 지내고 계신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한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공사 운영구간 내 치매 노인 또는 치매로 추정되는 노인이 실종돼 수색 후 보호자 인계가 보고된 것은 13건이다. 2022년 8건, 2023년 7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빠른 수색을 위해 공사는 '실종아동 등 조기 발견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배부해 각 역사에서 활용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공사 직원은 역사 내 실종자 발생을 접수하면 내용을 파악한 후 즉시 경찰에 신고한다. 이후 역사 내 안내방송과 사내게시판 정보 공유, 관제센터 통보 등을 통해 276개 전 역에 상황을 신속히 전파한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역사 내 실종자 발생 시 보호자의 품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매뉴얼을 바탕으로 전 직원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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