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발 관세전쟁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1.4%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지난 해 예상보다 더 높은 강도로 시행되고 있어, 글로벌 및 국내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다양한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그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을 분석했다.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며,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한 후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1.5%, 1.8%로 예측됐다.
하지만 관세전쟁이 심화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이 대미 수출 감소, 교역 둔화,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무역 적자국에는 낮은 관세를 매긴 후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경우를 상정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p, 0.3%p씩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약하면, 한국은 2025년 1.6%, 2026년 2.1%의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정부 당시와 비교해 2기 정부에서는 국내 주가와 장기금리에 미칠 추가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이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되어 주가와 금리가 상당폭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며 "향후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주가의 경우 보호무역 강화,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을 상당폭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금리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국고채 공급물량 확대가 예상되며 금리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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