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한국 여성의 머릿속에 수많은 이물질이 흩어져 있는 엑스레이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얼핏 보면 기생충처럼 보이는 이물질의 정체는 한방 치료법 중 하나인 금침이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한국형 진료’라는 제목과 함께 해당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형 진료의 정체
양 의사는 “60대 여성 환자의 엑스레이를 촬영했더니 1cm 크기의 이물질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기생충인가? 전기칩인가? 외국이었다면 특이한 사례로 의학 저널에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의사들은 이를 보자마자 금침 치료의 흔적임을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침은 ‘금실매선요법’이라고도 불리며, 가늘게 절단한 순금을 통증 부위에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금이 해당 부위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통증 완화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무릎이나 허리 등에 시술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머리에서 발견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최종 진단명
이 환자는 오랜 기간 금침 치료를 받아왔으며, 양 의사가 내린 최종 진단명은 ‘긴장성 두통’이었다.
양 의사는 “머리 중앙이 자주 아파 침 치료를 받았고, 신경과에서 MRI 검사도 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의사는 “MRI와 MRA 검사 결과 뇌출혈, 뇌암, 뇌경색 등의 이상 소견이 없었기에 긴장성 두통으로 확진했다”며 “이미 정밀 검사를 받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환자를 안심시켰다.
금침 요범의 위험성
금침 요법은 과거 통증 완화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잔여 이물질로 인한 염증 악화 및 2차 감염 우려로 현재는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다. 또한, 체내에 남아 있는 금침이 방사선 검사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의료진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2014년 임상 의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도 금침 시술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당시 보고된 사례는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던 65세 한국 여성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으로, 다량의 금침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해당 환자가 항염제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가 없어 금침 요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하며, 금침이 방사선 검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뉴스클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