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수면 부족이나 불면증 등으로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음모론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대니얼 졸리 영국 노팅엄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건강심리학 저널(Journal of Health Psychology)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두 차례의 실험에서 최근 한 달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 음모론적 콘텐츠에 쉽게 영향을 받는 사실을 확인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참가자 540명의 수면 상태를 조사한 뒤, 이들에게 2019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대한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기사와 화재 사고를 사실적으로 설명한 기사를 동시에 보여줬다. 이후 두 기사에 대한 참가자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수면의 질이 낮았던 사람일수록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배후에 고의적 은폐가 있다”는 음모론을 믿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75명이 참가한 두 번째 실험에서는 수면의 질과 음모론적 신념 사이의 메커니즘이 불면증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불면증과 수면의 질 저하 모두 음모론적 사고관과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 등 음모론적 신념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오류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에 저항할 능력을 더 잘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음모론 확산 방지를 위해 수면에 초점을 맞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인의 수면의 양과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2025년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보다 18% 부족했다. 매일 숙면을 취하는 비율도 7%에 불과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심리적 스트레스(62.5%)’가 가장 높았고, 뒤이어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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