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까지…들끓는 사교육 열풍

사진= 통계청

지난해 사교육비가 재차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도 50%에 달하는 등 사교육 열풍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교육부·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1000억 원(7.7%)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 4000억 원), 2022년(26조 원), 2023년(27조 1000억 원)에 이어 4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13조 2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는 7조 8000억 원, 고등학교 8조 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은 80%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초등학교의 사교육 참여율이 87.7%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는 78%, 고등학교는 67.3%로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초등학교는 1.7%포인트, 중학교 2.7%포인트, 고등학교는 0.9%포인트 증가하는 등 모든 학교급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늘었다. 여기에 주당 참여시간도 전년보다 0.3시간 늘어난 7.6시간으로 집계됐으며 초등학교 7.8시간, 중학교 7.8시간, 고등학교 6.9시간으로 나타났다.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47만 4000원으로 9.3%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 참여학생을 기준으로 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2만 원으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이중 초등학교 50만 4000원, 중학교 62만 8000원, 고등학교 77만 2000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9%, 5.3%,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중고 전체 학생수는 513만 명으로 전년보다 1.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 시간이 증가하면서 사교육비 총액이 증가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초중고 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사교육도 늘어났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9월 전국 6세 미만 취학전 영유아 1만 3241명을 대상으로 한 ‘2024 유아사교육비 시험조사’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당시 영유아 사교육비를 조사한 바 있지만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조사의 경우 국가승인통계는 받지 않은 상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영유아의 사교육비 총액은 8154억 원로 추산됐다. 연령별로는 2세 이하 858억 원, 3세 1325억 원, 4세 2452억 원, 5세 3519억 원으로 나타나는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 액수도 늘어났다.

특히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은 47.6%로 집계됐다. 영유아 두 명 중 한 명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얘기다. 유형별로는 기관재원(어린이집·유치원) 유아가 50.3%, 가정양육 유아는 37.7%였다. 연령별로는 2세 이하 24.6%, 3세 50.3%, 4세 68.9%, 5세 81.2%이었다. 주당 참여 시간은 5.6시간이었으며 2세 이하 1.8시간, 3세 5.2시간, 5세 7.8시간으로 참여율과 참여 시간 모두 연령이 오를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유아 기준 15만 8000원이고 참여유아 기준 33만 2000원으로 조사됐다. 예체능 및 기타(취미·교양 등) 과목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유아 기준 6만 8000원, 참여유아 기준 17만 2000원이었던 반면 일반과목 및 논술과목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유아 기준 9만 원, 참여유아 기준 34만 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에 대한 심층 연구를 거쳐 내년에는 국가 승인 통계를 활용한 영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실시할 예정” 이라며 “최근 4세 고시, 7세 고시 등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도 지나친 마케팅 광고나 초과 교습비 징수 등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