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유의 감독과 구단주는 한통속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동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가 팀의 성적 부진,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을 실명까지 거론하며 솔직 비판한 가운데, 후벵 아모림 감독도 이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둘은 같은 배를 탄 지 고작 4달 넘었지만 서로에게 "꺼지세요"라고 할만 만큼 사이가 가깝다는 점도 드러났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랫클리프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랫클리프는 이 인터뷰에서 "일부 선수들은 과대평가되었고, 그에 비해 경기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제이든 산초, 안토니, 라스무스 회이룬, 안드레 오나나,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자인 카세미루 등을 언급했다.
그는 올여름에도 과거에 잘못 영입한 선수들의 비용을 계속해서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대 중인 제이든 산초와 안토니를 거론하며 “어떤 선수들은 실력이 부족하고, 어떤 선수들은 아마도 연봉이 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부임 뒤 맨유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는 아모림 감독에 대해선 “놀라울 정도로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는 단순한 구단 운영상의 평가를 넘어 선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구단주가 자신의 소속팀 선수들에게 연봉을 주기 아깝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발언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반대로 사기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선수들은 공개적인 비판보다 내부적인 피드백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방식의 비판이 실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선수단의 단합을 저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아모림 감독의 생각 역시 공동구단주와 같은 선상에 있는 듯 하다.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아모림 감독은 랫클리프의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면,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올 시즌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항상 상황을 바꿀 수 있고, 결국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카세미루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선수들이다. 그들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실상 랫클리프의 비판 의견을 수용한 듯한 대답을 늘어놓았다.
또한 "선수들은 그 말에 반박할 수 없다.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서 증명하는 수밖에"라며 옹호 대신 오히려 선수들을 향해 강력한 어조의 경고를 날렸다.
한편, 랫클리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아모림 감독이 사적인 자리에서 가끔 서로에게 “꺼지세요(f**k off)”고 말하는 솔직한 대화를 나눌 정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해, 그가 가진 선수단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 그는 시즌 중반에 부임했고, 모두가 기적을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아스널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보라. 그들은 더 열심히 뛸 수도 없었고, 더 헌신적일 수도 없었다. 그런데 벤치를 보면 아는 얼굴이 거의 없었다. 선수단의 절반이 빠진 상황이었다”면서 아모림의 현재 성적을 강력하게 옹호하기도 했다.
랫클리프는 이어 아모림과의 관계에 대해 “나는 훈련장에 갈 때마다 아모림과 커피 한 잔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이게 잘못된 부분이다’라고 말하면, 그는 나에게 ‘꺼지세요’라고 한다. 나는 그게 좋다”며 “사람들이 나를 비판하는 것은 괜찮지만, 루벤에게는 조금 시간을 줘야 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며, 정말 좋은 감독”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그는 “처음부터 나와 아모림 사이의 관계는 정말 좋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그는 약간 독특한 성격을 지녔고, 우리 둘 다 비슷한 점이 있다”며 “우리의 대화는 단순하고, 명확하며, 솔직한 대화들이다”라고 말했다.
랫클리프의 발언으로 보아, 이미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업무적 관계를 넘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가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감독이 그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은 흔치 않으며, 이는 전통적인 오너와 감독 관계보다 더 깊은 신뢰를 반영하는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신뢰만으로 성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닌만큼, 과연 이 관계가 맨유의 전체적인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성적 부진과 부상 악재, 그리고 재정적인 문제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단주와 감독 간의 좋은 관계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랫클리프가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려 한다면, 향후 선수 영입 및 방출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아모림 감독이 현재 스쿼드에서 최상의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술적인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사람의 신뢰 관계가 맨유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BB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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