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언급할 때 첫손가락에 꼽히는 선수는 단연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레오(35)다. 레오는 12일 마침내 V리그 남자부 통산 득점 1위(6637점)에 올랐다.
레오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두 세트만 뛰고도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올렸다. 경기 전까지 V리그 228경기에서 6619점을 내 남자부 통산 득점 기록 보유자 박철우(은퇴·6623점)의 기록에 단 4점만을 남겼던 레오는 1세트에만 혼자 11점을 몰아치며 신기록을 세웠다.
레오는 순도 측면에서 박철우를 압도한다. 박철우는 지난 19시즌 동안 564경기 1945세트에 출전해 기록을 세운 반면, 레오는 불과 7시즌(229경기 866세트) 만에 신기록을 달성했다.
레오는 지난 2012-2013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입성했다. V리그 첫 시즌에 30경기 107세트에 출전해 867점을 올렸고, 2013-2014시즌(1084점)과 2014-2015시즌(1282점)에는 V리그 최초로 2시즌 연속 1000점을 돌파하는 괴력을 뽐냈다. 그가 뛴 3시즌 동안 삼성화재는 3차례 정규리그 1위,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레오는 이후 잠시 V리그를 떠났지만, 2020-2021시즌 안산 OK금융그룹 읏맨(현 OK저축은행)으로 복귀해 3시즌을 소화했다. 2023-2024시즌에는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두는 데 앞장섰고, 필립 블랑 감독의 선택을 받은 올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1위(28승 6패·승점 82)에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영향력을 발휘했다.
레오는 V리그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성실함에 대한 불신을 받기도 했다. 재능이나 기량은 월등하지만 다소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 리그에서 뛸 때는 경기 전 하루만 훈련한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그러나 마침내 V리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불성실했다면 세우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레오는 올 시즌을 포함한 V리그 7시즌 동안 공격 성공률이 5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여왔다. 30대 중반의 나이인 올 시즌에도 득점 2위(658점), 공격 성공률 4위(53.21%), 세트당 서브 4위(0.347개) 등 공격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제 레오가 가는 길이 새로운 역사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뛸 때마다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게다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쥔다면 레오는 개인 통산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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