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기니 국적 공격수 세루 기라시가 역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아프리카 선수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소속팀이 우승후보가 아니라 그런지 관심이 이상하게 적을 뿐이다.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가진 보루시아도르트문트가 릴에 2-1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도르트문트는 합계전적 3-2로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바르셀로나다.
기라시는 2차전 승리의 핵심이었다. 홈팀 릴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도르트문트 역습은 기라시의 기동력과 볼 키핑 능력에 많이 의존했다. 릴이 선제골을 넣은 뒤 도르트문트가 쫓아가는 구도로 전개됐는데, 기라시는 페널티킥 획득 과정에 기여하면서 엠레 잔의 동점골을 이끌어냈고 막시밀리안 바이어의 역전골은 어시스트했다.
이로써 기라시는 이번 대회에서 10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2위를 유지했다. 공격 포인트 1위는 11골 5도움으로 16개를 기록 중인 바르셀로나의 하피냐다. 기라시가 10골 4도움으로 14개를 쌓았다.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의 10골 2도움보다 많다. 10개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이 셋뿐이다.
하피냐와 케인에 비해 기라시의 활약은 많이 묻혔다. 도르트문트는 5승 3패로 리그 페이즈를 통과해 토너먼트행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기라시는 전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클뤼프브뤼허를 상대로 1골, 두 번째 경기에서 셀틱 상대로 2골을 기록했다.
강팀 상대로도 활약을 쉬지 않았다. 다만 도르트문트가 강팀 상대로 많이 패배해서 승리의 주역은 되지 못했다. 레알마드리드 상대로 1도움을 기록했고, 바르셀로나 상대로 2골을 넣었는데 두 경기 모두 팀은 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스포르팅CP를 상대로 1차전 3-0 승리, 2차전 0-0 무승부로 통과했는데 이때도 기라시의 비중이 컸다. 기라시는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기라시의 공격 포인트 14개는 역대 아프리카 선수의 최다 공격 포인트 타이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2017-2018시즌 기록한 14개였다. 당시 살라는 13경기 만에 10골 4도움을 올렸는데, 이번 시즌 기라시의 12경기 14개와 비슷한 페이스다. 기라시가 다가오는 두 경기에서 하나라도 더 올리면 살라의 ‘커리어 하이’ 수치를 넘어선다. 살라는 이번 시즌 3골 4도움을 올리고 탈락했다.
기라시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14골 1도움으로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도르트문트가 18팀 중 10위로 중간도 못 갈 정도로 부진해 기라시의 활약은 역시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기라시는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 돌풍의 주역이었다. 프랑스 태생인 기라시는 릴, 오세르, 쾰른, 아미앵, 스타드렌 등을 거쳐 슈투트가르트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원래 체격조건과 팀 플레이 능력이 좋은 반면 마무리가 불안한 선수였는데,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8골이나 몰아치면서 결정력도 많이 향상시켯다. 당시 기라시는 케인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고, 슈투트가르트가 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켰을 때 그 중심이었다. 차기 주전 공격수가 필요했던 도르트문트는 1,800만 유로(약 285억 원)를 들여 영입했다. 기라시의 현재 활약상에 비하면 거저에 가까운 헐값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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