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국내 건설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많은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신규 수주가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일자리 감소와 함께 산업 전반에 걸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9조214억원으로 집계되며, 2023년 8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1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13조1437억원과 비교해 31.4% 감소한 수치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미분양 증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건설 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에서 위축되고 있다. 공공 부문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했으며, 민간 부문도 30.2% 줄어들었다. 특히 신규 주택, 재개발, 재건축 등 주요 부문에서 수주액이 각각 -56.6%, -28.3%, -59.6% 감소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공사는 수행하지 않겠다"는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비사업 입찰에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거나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수주액의 감소는 공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월 건설기성은 10조6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으며, '실질 건설기성액'은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2.8%로 하향 조정하는 등 건설경기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고금리, 공사비 상승, PF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해외 건설 수주는 반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47억476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8.1% 증가하며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체코 원전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해외 수주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참여하며, 예상 사업비는 24조 원에 달한다.
해외 수주는 중동이 전체 수주액의 54.3%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올해 성사된 주요 계약으로는 삼성E&A가 아랍에미리트의 메탄올 플랜트를 16억9000만 달러에 수주한 사례가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향 사이클에 접어든 건설업 전반의 부진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해외 수주 등 확실한 자구책을 가진 우량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위기 속에서도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모습은 향후 건설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국내 건설업계는 위축된 국내 시장에서 탈피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은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건설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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