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민물고기 '미유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옆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이 생물은 청정한 계곡에서만 살아가며, 최근 개체 수 감소로 인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유기는 메기목 메기과에 속하는 한국 고유종으로, '산메기'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몸길이는 25~30cm 정도로 메기보다 작고 몸이 가늘며 불그스름한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또, 메기와 달리 등지느러미가 매우 작고 몸의 옆면에는 반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종은 일반적인 메기보다 훨씬 예민해 오염된 물에서는 살지 못한다. 메기가 3급수에서도 서식할 수 있는 반면, 미유기는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어 주로 한반도 산간의 깊은 계곡에서 발견된다. 물이 맑고 흐름이 빠른 지역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강원도와 전라북도의 일부 계곡에서만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미유기는 육식성이 강해 자기보다 작은 물고기를 사냥하며, 야행성 습성을 가지고 있다. 낮에는 바위 틈이나 자갈 밑에 몸을 숨기고, 밤이 되면 사냥을 위해 움직인다. 이 때문에 낚시를 하려면 야간에 지렁이 등을 미끼로 사용해야 한다.
전라북도 무주군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미유기를 매운탕 재료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내수면자원센터에서는 사라져가는 미유기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센터는 자체 생산한 미유기 15만 마리를 양양 후천, 고성 남천, 삼척 덕풍계곡, 인제 상남천, 원주 용수골 등 강원도 내 5개 지역에 방류했다. 미유기 양식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데, 센터는 2019년 국내 최초로 대량 인공 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해 현재까지 95만 마리를 방류했다. 지난해에는 완전 양식 기술까지 확보해 자체 생산한 개체를 활용한 종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는 특허 기술을 민간 양식업체에 무상으로 이전하며 양식 산업화도 추진 중이다. 현재 강원도 내 양구와 인제 지역의 4개 양식업체가 미유기 자립 생산에 성공한 상태다.
미유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민물고기인 만큼, 보존과 개체 수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비교적 쉽게 낚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체 수가 줄어든 탓에 자연 상태에서 미유기를 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유기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해 서식지 보존과 남획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꾸준한 연구와 양식 기술 개발을 통해 내수면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맑고 깨끗한 계곡에서만 살아가는 미유기. 한국 고유종이자 자연 생태계를 지키는 중요한 존재인 만큼, 보존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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