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내 비명계 인사들이 모여앉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한목소리로 촉구한 '광화문 시국간담회' 자리에서, 박용진 전 의원이 이 대표에게 '검사 유착' 발언에 대한 해명을 직접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시국간담회 참석자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당의 통합과 단결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매불쇼' 관련 발언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박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따로 답변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는 같은 날 저녁 채널A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검사 유착' 발언에 대해 "제가 전화했더니 (박 전 의원이 '바보가 됐다'는) 그런 표현을 하시더라"고 밝히며 "그 분은 내가 얘기한 그 분도 아니다", "아쉽고 미안하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간담회에서의 대화는 비공개라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논란이 된 이 대표의 '검사 유착'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와 별도로 통화를 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불쇼 발언이 논란이 된 다음날(6일), 이 대표께서 전화가 와서 '박 의원이 (검사와 유착했다는 게) 아닌데 당황스럽다'고 해명을 했다"며 "저는 대표의 발언이 당 화합과 통합에 역행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전날 간담회는 이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이 대표의 '검사 유착' 발언에 비명계 의원들의 사과 요구 등 당내 논란 이후 처음으로 모인 자리로, 윤 대통령 석방이라는 큰 사건 앞에 당내 주자들이 대승적으로 모인 자리였다.
문제의 발단이 된 발언은 이 대표가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매불쇼' 인터뷰에서 2023년 9월 본인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당내 비명계 의원들이 검찰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나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을 언급하며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 당내에서 나한테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고 협상으로 제시한 것을 맞춰보니까 이미 다 (검찰과) 짜고 한 짓이거든요. 당내 일부하고"라며 "짰다는 것은 증거는 없고 추측"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이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과의 연이은 회동으로 '통합'을 강조해온 행보의 진정성을 의심캐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당내에서도 "스스로가 만들었던 여러 종류의 공든 탑들이 와르르 무너져 버리는 듯한 느낌"(고민정 의원), "현재 통합행보를 하면서 구태여 그런 말씀을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박지원 의원)라고 지적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는 입장문을 내고 "막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의원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의 매불쇼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저를 비롯해 당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통합의 메시지를 내다 돌연 지난 일을 두고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낙천과 배제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는 동지들과 그 지지자들의 상처를 덧내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또다시 저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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