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민주당 성향 '퍼킨스 코이' 활동 제한 조치에 효력 임시정지
판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여왕 캐릭터 빗대며 "그런 세상 안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친(親)민주당 로펌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미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이날 민주당과 밀접한 관계인 대형 로펌 퍼킨스 코이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내용 일부의 효력을 중지하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하월 판사는 "대통령이 퍼킨스 코이 의뢰인의 정치적 입장이나 소송에서 이 로펌이 취한 입장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해당 로펌을 겨냥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보복"이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수정헌법 1조에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분명 신념과 자신이 선호하는 대의를 지키고 비선호 입장을 고수할 권리가 있지만, 헌법은 모두를 보호하며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을 탄압하는 것을 막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난폭한 캐릭터 '하트 여왕'을 언급하며 "여왕은 신하들에게 '그의 목을 쳐라'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이 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이날 하월 판사가 효력을 중지한 행정명령 내용에는 퍼킨스 코이의 정부 계약, 직원 고용, 연방정부 건물 접근 등과 관련한 제한 등이 포함된다.
하월 판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당시 임명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너무나 부정직하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할 로펌이 많다"며 퍼킨스 코이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퍼킨스 코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캠프의 자문 로펌이었다.
당시 클린턴 캠프가 '트럼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퍼킨스 코이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킨스 코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헌법과 사법 시스템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행정명령의 효력을 즉시 중지해달라는 임시명령(가처분)을 신청했다.
hrse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