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중문화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숱하게 배출한 동국대 연극학부가 "외부 후원금 100만원을 받아오면 전공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주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동국대 연극학부는 지난 10일 개강 총회에서 전공 필수 과목 ‘연극 제작’, '뮤지컬 제작' 과목을 수강하는 일부 학생은 공연 제작 실무에 90시간 이상 참여하거나 공연 예산에 보탤 후원금 100만원을 받아와야 한다고 알렸다.
두 과목은 연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실제 공연을 제작, 무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기·연출뿐 아니라 홍보 마케팅, 공연장 대관, 장비 조달, 예산 관리도 모두 공연 실무를 이루는 요소여서 외부에서 후원금을 모금하는 과정도 교육 효과가 있다는 게 교수들의 입장이다.
한 교수는 매체에 "내가 학부생이었을 때도 학교 근처 밥집·술집을 돌며 후원금을 받고 공연 팸플릿에 상호를 넣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공식적 전통이 학부 차원의 ‘공식 지침’으로 하달된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부 학생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은 "앵벌이 노릇이 연극학부 전통이냐", "학점을 돈 받고 파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있지만 연극학부 특유의 도제식 교수·학생 관계 때문에 쉽사리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데 공연 제작에 필요한 예산은 대학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국대 연극학부 권지혜 학부장(교수)은 매체에 "연극학부 특성상 학교에 다니는 중 외부에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학생이 많고, 이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후원금 모금 경험도 공연 제작을 위한 실무 교육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외부로 알려지면 오해를 살 만한 지침임을 인정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 규정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한편 1960년 창설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국대 연극영화과는 현재 연극학부와 영화영상학과로 분리됐으며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 명문으로 인정받는 전공이다.
동국대 연극학부 인맥은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 배우 혹은 국민 개그맨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인물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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