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락가락 관세에…미국산 보이콧 확산

트럼프 오락가락 관세에…미국산 보이콧 확산

이데일리 2025-03-12 17:38: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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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관세를 무기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행보에 반발심이 커지면서 캐나다와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제품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의 한 주류 매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상위 5개 미국 주류 브랜드가 판매에서 제외된 후 빈 진열대에 ‘대신 캐나다산 구매’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사진=로이터)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국산 제품을 대체하려는 앱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속속 등장하는 등 소비자와 기업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품 보이콧의 대표적인 사례로 테슬라가 지목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성 부서(DOGE)’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반발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0일 하루 15% 넘게 폭락하면서 약 4년 6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보이콧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며, 테슬라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론 머스크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환상적인 일을 해내고 있다”며, “급진 좌파 광신도들이 불법적으로 테슬라를 보이콧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는데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 주차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잠시 올라타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모델 S 차량에 탑승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AFP)




캐나다에서는 무역 분쟁과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에 반발해 소비자들이 미국 제품을 피하고 있다. 또 ‘비버 구매(Buy Beaver)’, ‘메이플 스캔(Maple Scan)’, ‘캐나다산 확인(Is This Canadian)’과 같은 앱이 등장해 미국산 제품을 걸러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어 캐나다와 미국과의 하키 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관중이 야유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경직된 분위기에 양국간 인적 교류도 줄었는데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는 캐나다인의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의 최전선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서 있지만, 불매 운동은 경제 타깃이 된 국가를 넘어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스웨덴에서는 4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 그룹이 미국 제품 보이콧을 선언했다. 덴마크 최대 유통업체 ‘살링 그룹’은 유럽산 제품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검은 별 표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최대 해운 연료 공급업체 ‘할트박’이 미 해군 함정에 대한 연료 공급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격렬한 설전을 언급하며, 자사의 공식 페이스북에 “우리는 오늘 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통령이 TV 생방송으로 역대 최악의 정치적 쇼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주류 매장에서 미국산 와인 불매를 촉구하는 문구가 보인다.(사진=AFP)




문화·예술계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는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책과 미국 사회의 반응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올여름 예정된 미국 투어를 취소했다. 그는 “이 상태에서 무대에 서서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함께 유엔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에 반대한 이후 서방국가 내에서 미국이 리더로서 역할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 ‘스톱 트럼프 연합’의 조이 가드너 활동가는 “유럽 전역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적 문화와 경제적 정책이 소비자들의 강한 반감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기업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더욱 확산하고 있는 만큼, 캐나다와 유럽에서 미국 제품 보이콧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일본 대기업 산토리의 니이나미 다케시 CEO는 올 초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선포하면, 감정적인 이유로도 미국 제품이 외면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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