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원탁회의…"문화 자생력 키우는데 소홀하지 않을까"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시가 개최한 퐁피두 부산분관 건립 원탁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퐁피두 분관이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외국 유명 박물관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산시가 12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연 3차 원탁회의에서 각 분야 전문가 23명은 지역 상생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벌였다.
서지연 부산시의원은 "유명 미술관 설립으로 지역 문화계가 저해됐다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산업구조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75%를 차지하는 부산에서 문화적 인프라와 연계한 다양한 관광 상품이 경쟁력"이라며 퐁피두 분관 건립을 지지했다.
장순복 부산관광협회 부회장도 "여행업에 45년 종사하면서 세계 유명 미술관을 보며 부러웠다"며 "정말 제대로 퐁피두 분관을 만들려면 예산을 증액하고 접근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었다.
차윤석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는 "언제부턴가 부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세계적인'이 됐다"며 "시급한 것도 많은데 세계적인 건축물을 짓고 세계적인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이 부산시에 정말 큰 도움이 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퐁피두 분관 건립 논의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이기철 아키택케이 대표는 "부산시가 퐁피두 분관 양해각서 체결 전 시민사회와 논의하지 못해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이 당장의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부산 문화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소홀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퐁피두 분관은 부산의 자산이고 지역 미술계를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부산의 정체성은 개방, 포용, 다양성인데 앞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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