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는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2주째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면서 “그러나 헌재 결정이 내려진 지 2주가 지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이를 헌정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하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헌재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공직자로서 선서한 헌법수호의 의무를 배반하고 헌법에 대항하는 행위”라며 “입법부와 헌재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고 얕잡아보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 의장은 현 상황이 국가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 결정의 불이행은 우리 경제도 해친다”며 “헌법기관의 온전한 작동이 지체된다는 사실 자체가 대내외적으로 나라의 불안정성을 높인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정부 갈등...정국 경색 심화 우려
우 의장은 최 권한대행이 헌재 판결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며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를 언제 임명할 것인지, 즉시 임명하지 않는다면 위헌 상황과 국회의 권한침해 상태를 지속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께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압박했다.
특히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뿐만 아니라 대법관 후보자와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의뢰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우 의장은 “국회의 임명 동의로부터 80일 가까이 지나도록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의뢰를 하지 않는 이유도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충돌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국회의 추가적인 대응이 불가피하고, 이는 정국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우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 권한대행이 지금까지의 태도를 고수할 경우, 국회가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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