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김근현 기자] GS칼텍스의 에너지플러스 앱을 통한 ‘바로 주유’ 서비스에서 대규모 결제오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가입자만 100만명이 넘고 월간 활성사용자 25만명을 보유한 에너지플러스 앱은 국내 주유업계 모바일 앱 1위로 자리 잡았지만, 반복되는 결제오류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2일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에너지플러스 앱의 통신장애로 결제오류가 발생해 바로주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7시 50분경 평소처럼 GS칼텍스 에너지플러스 앱으로 결제했는데, 갑작기 결제불능 상태가 됐다”며 “바로주유 바코드 결제와 주유번호 결제도 되지 않아 에너지플러스 앱만 믿고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가 계좌이체로 겨우 주유를 했다”고 전했다.
에너지플러스 대규모 결제오류는 지난해에도 발생한 적이 있어 운영자인 GS칼텍스 측에서 앱 시스템 안정화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GS칼텍스의 에너지플러스 앱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기름값이 오르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6월 30일에도 전국적인 대규모 결제오류가 발생했다. 결제오류를 경험한 한 소비자는 바로주유를 사용해 1만원을 설정하고 실제로는 8354원만 주유했지만, 시스템 오류로 1만원이 그대로 승인된 바 있다.
당시에도 GS칼텍스는 대규모 결제오류 사후 처리가 미흡해 비판이 이어졌다. 결제오류가 난 이후 GS칼텍스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화하며 피해액을 파악했지만 문자, 게시판 등을 통한 공지를 하지 않아, 통화를 하지 못한 피해자는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자 그제서야 문자 등으로 안내하고 사과했다. (한스경제-[단독] GS칼텍스, 바로주유서비스 대규모 결제오류…1주뒤 통보 2024. 7.8.)
이번 대규모 결제오류에도 GS칼텍스는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안내하지 않고 에너지플러스 앱 알림을 통해 “바로주유 이용에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께 바로주유 3000원 쿠폰(주유금액 무관)을 발급해 드렸습니다.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만 공지했다.
정작 GS칼텍스 측은 대규모 결제오류 발생 4일이 지난 11일까지도 정확한 피해규모나 오결제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취재 결과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자정쯤까지 6시간50분 정도 에너지플러스 앱으로 결제가 안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측은 “통신장애로 인해 앱 결제시스템에 차질이 생겼다”며 “쿠폰 등으로 보상을 진행 중이며, 결제오류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피해액도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앱 및 주유소 현장에 바로 오류를 공지하고,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센터 및 유관부서가 비상근무하며 빠른 복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에너지플러스 결제오류를 겪었다는 B씨는 “많은 소비자들이 오결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더라도 환불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며 “특히 운영사 조차 오결제 여부를 즉각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자신의 결제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더 어렵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정확하게 결제되지 않는 간편결제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서비스 이용을 꺼리는 현상이 나올 것 같다”고 지적했다.
C씨는 “에너지플러스에 내가 이용하는 카드 결제 정보가 다 담겨 있는 상황에서 만약 해킹이라도 당하면 해커들이 내 카드 정보를 악용해 한도액까지 사용할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알림을 통해 쿠폰으로 보상했다는 것으로 끝내려하는 기업의 자세가 문제다. 소비자가 모르면 오결제 돼도 그냥 모르고 지나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GS칼텍스가 편리함과 혜택을 강조하며 광고해온 에너지플러스 앱이 정작 기본적인 결제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간편결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반복되는 시스템 장애와 미흡한 대응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유소에서의 결제오류는 이미 오래전부터 개선되지 않는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한국도로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고속도로 셀프주유소에서만 4만건이 넘는 결제 오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23억원 넘는 초과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제오류 건수 대비 미환불 건수 비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7년 결제오류 미환불 비중은 2.6%에서 2021년 상반기에는 7.4%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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