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회사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본격적인 생존게임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카드로 사업 재편을 꺼내들었다. 키울 만한 사업만 선별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로 수익성을 챙기기는 데 어려움을 겪던 SK하이닉스는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CIS 사업 부문 구성원을 상대로 소통 행사를 열고 “CIS 사업 부문이 지닌 역량을 AI 메모리 분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CIS 사업 부문은 2007년 출범 이후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바일 시장에 진입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여기서 우리는 메모리만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로직 반도체 기술과 커스텀(맞춤형) 비즈니스 역량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회사는 AI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전환기를 맞이했다"며 "CIS 사업 부문이 보유한 기술과 경험은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 전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라 이미지센서 사업의 수익성이 부진했던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이번 철수 결정에 시장의 불확실함과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이미지센서 사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 점유율 4% 수준에 그치며 부진해왔다.
삼성전자도 최근 이미지센서 사업을 맡은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해 첫번째 경영진단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하에 있는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LED 사업을 접는 대신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정리 대상은 TV용 조명과 카메라 플래시용 LED, 자동차 헤드라이트 LED 등 차량 전장(전자장치) 부품 등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하면서 조명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저가 제품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자회사 청산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자회사 네이처브리지를 통해 영위하던 휴게소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과거부터 휴게소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재무적 어려움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해당 사업을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 네이처브리지에 운영대금 35억원 수혈을 마지막으로 자회사 청산을 결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의 휴게소 사업 철수는 재무적 부담과 전략적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덕평휴게소의 경우 초기 투자비 회수가 어려웠고, 운영 적자가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와의 계약 종료 시점(2029년)을 앞두고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 효율성을 위해 사업 정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성공적인 사업 정리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체계적인 실행 계획이 필수적이다”며 “사업 정리가 단순히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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