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제철을 맞은 멍게지만 앞으로는 맛보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고수온으로 멍게가 대량 폐사해 제철을 맞은 멍게 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97%에 달한 멍게 폐사율, 수확할 물량이 없어
10일 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멍게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집계된 멍게 폐사율은 97%에 달했다.
지금까지 통영과 거제 지역에서는 전국 멍게 유통령의 70% 이상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달부터 수확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여름 고수온으로 인해 멍게가 대량 폐사하면서 수확할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유례없는 집단 폐사로 인해 통영의 멍게수협은 2011년 공판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초매식까지 취소했다.
7년 전부터 시작된 멍게 고수온 피해, 지난해엔 유독 심해
멍게 고수온 피해는 2018년부터 발생했다. 어민들은 지금껏 수심 조절로 피해를 줄여왔지만 지난해에는 고수온 피해가 유독 심해 멍게 대부분이 폐사했다.
일부 어민들은 지난해 12월 키우기 시작한 어린 멍게를 채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성장이 더뎌 아직 성체의 1/4 크기에 불과한데다 물량까지 적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3월에 제철 맞는 멍게의 효능
멍게는 지방이 거의 없어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수산물'로 꼽힌다. 붉은색 껍질에는 원추형의 돌기가 나와 있어서 '바다의 파인애플'이라고도 볼린다.
멍게 껍질에는 고농도 천연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혈당을 감소시켜 변비를 방비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노화를 방지하는 타우린, 숙취에 좋다고 알려진 신티올 성분도 풍부하고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에 좋은 멍게의 제철을 맞았음에도 공급난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신선한 멍게를 접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수협 "고수온에 안전한 양식장 조성 방안 모색 중"
이런 상황 속에 수협과 관계 당국은 고수온에 강한 우량 종자 확보 및 보유 중인 냉동 멍게 보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수온이 높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어민들의 걱정은 커져가고만 있다.
수협 관계자는 "앞으로 고수온이 매년 반복되면 이번과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며 "고수온에 안전한 양식장을 조성할 방안을 모색 중이며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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