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현실화 우려가 증폭되며 국내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미국의 소비지표 부진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침체 용인 발언이 증시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28% 하락한 2537.60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지수는 전장보다 53.70포인트(2.09%) 낮은 2516.69에 출발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미국 나스닥 지수가 4% 떨어지며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이 올해 미국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시장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이 낙폭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제정책 효과에 대해 “(관세 정책 등에는)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단기적인 경기 침체는 감내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했다.
LS증권 황산해 연구원은 “최근 상승세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온다면 그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란 공포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트럼프의 경기침체 용인 발언이 성장주 중심의 우려를 더욱 키웠다”고 말했다.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 심리도 극도로 위축됐다. CNN이 집계한 공포·탐욕지수는 10일 (미국 동부 시간) 14를 기록하며 ‘극심한 공포’ 구간에 머물고 있다. 다만 황 연구원은 “현재 공포지수가 높은 상황으로 비이성적 과매도가 진행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기술적 되돌림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고 성장률을 낮춰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상황에서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자극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1.7%까지 낮췄다. 이는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이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다시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JP모건은 S&P500 지수가 52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의 강압적 관세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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