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DI는 ‘경제동향’ 3월호에서 “정국 불안의 영향은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KDI는 지난 1월 경제 동향에서 ‘경기 하방 위험 증대’를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이후 3개월 연속 부정적인 판단을 바꾸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호의 경우 기존 위험 ‘증대’에서 ‘확대’로 표현이 변경됐다.
KDI는 경제 상황에 대해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 등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음을 지적했다.
KDI는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은 49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 2023년 9월 이후 16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다.
KDI에 따르면 2월 수출은 1.0% 증가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하며 2월 역시 수출 부진을 겪었다.
또한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ICT 및 일반기계에 대한 관세 인상이 우리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악영향을 우려했다.
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5% 줄었으며 특히 건설업(-27.3%)의 감소폭이 컸고 광공업 생산(-4.1%), 서비스업(-0.4%) 역시 부진이 이어졌다.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지만 KDI는 고금리 기조,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는 조업일수 축소 등 일시적 요인에 전년 대비 3.1% 감소했으나 통상 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향후 설비투자 여건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건설투자의 경우 1월 건설기성이 전년 대비 27.3% 크게 위축되는 등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선행지표 성격인 건축착공면적(-32.6%), 건설수주(-25.1%)도 모두 줄었으며 1월 건설업 취업자가 16만9000명 크게 감소했다.
이외에도 도소매업에서 취업자가 9만1000명 줄어 전체 1월 취업자가 전년 대비 13만5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월 소비자물가는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전년 대비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에 향후 물가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커지는 모양새다.
2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2.9로 전월(18.8) 대비 올랐으며 원·달러 환율 역시 1463.4원으로 전월 말 대비 0.7% 뛰었다.
한편 건설사 체감 경기실사지수(CBSI)가 두 달 연속 하락하며 건설경기 심리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CBSI는 67.4로 전월 대비 3.0포인트 하락했다.
CBSI는 건설 기업의 체감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 아래면 비관적임을, 100 위면 낙관적 시선이 우세함을 뜻한다.
3월 전망 지수는 69.7로 2월 실사 지수보다 다소 높았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종합전망지수는 100 이하로 건설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 비중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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