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전환 재시동' 교보생명, 롯데손보 '눈독'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풋옵션 분쟁 해결이 다가오면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시계도 다시 흐르고 있다. ⓒ 교보생명

[프라임경제] 풋옵션 분쟁 해결이 다가오면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시계도 다시 흐르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상시매각체제를 유지 중인 롯데손해보험(000400)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몰리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각각 교보생명 보유 지분 9.05%와 4.50%를 신한투자증권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다른 재무적투자자(FI)인 IMM PE·EQT(각각 5.23% 보유)도 곧 협상에 나설 전망이라, 교보생명의 발목을 잡아온 '풋옵션 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풋옵션 분쟁 해결은 교보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재개를 의미한다. 금융지주 전환에는 △인적분할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 인가 △지주사 설립 등기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교보생명의 경우 1대 주주인 신창재 의장과 2대 주주 어피니티가 대립으로 이사회 결의부터 성립하기가 어려웠다. 허나 대립 요인인 풋옵션 조항이 해결될 경우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된다.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한다면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최초 사례다. 다만 이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숙제다. 그간 교보생명은 증권, 자산운용, 자산신탁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명보험 의존도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손해보험사 인수다. 같은 보험사 기반 금융지주인 메리츠의 경우 지난해 메리츠화재 순이익만 1조7105억원을 기록하는 등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노릇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과거 MG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 인수에 나선 바 있다. MG손보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인수가, AXA손보는 전신이 교보자동차보험이라는 요인이 있었으나 양쪽 다 가격에서 이견을 보였다.

현재 M&A 시장에 나온 손보사는 MG손보와 롯데손보가 있다. 다만 MG손보는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 일단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에 당장은 인수를 타진할 수 없다.

만일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MG손보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정상화를 위한 비용이 1조원에 달하는 등 만만치 않은데다 자동차, 장기보험 손해율이 높아 수익성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네차례의 MG손보 매각 시도에서 단 한번도 입찰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롯데손보로 향한다. 롯데손보는 우리금융 매각이 최종 무산된 이후로 상시매각체제 상태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우리금융과의 협상 당시 업계에서는 롯데손보 가격을 1~2조원 가량으로 점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 회계 가이드라인 여파에 지난해 순익이 91% 급감한 상황이라 가격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롯데손보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가격대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실행에는 옮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와는 달라진 상황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