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이번 홈플러스의 위기가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위기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마트·롯데마트 또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에 대적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대형마트들의 치열한 사투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8만7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전날보다 2.88% 오른 8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 주가 또한 같은 날 6만76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3일 만이다. 각각 12.48%, 8.16%씩 오른 수치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순의 3사 체제로 형성되어 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나머지 두 경쟁사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식품사들이 일시적으로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하면서 이는 곧 경쟁사들의 호재로 전망되기도 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최근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에서 13만원으로 약 두 배(91.18%)가량 상향했다. 최근 몇 년간 저평가주로 분류됐던 유통주의 반등 움직임에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렸다.
홈플러스 반사이익 기대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경쟁사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이번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가 대형마트, 나아가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업황 악화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거론되는 유통법과 이로 인해 형성된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불공평한 경쟁구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산된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로 대형마트들의 실적은 최근 몇 년 사이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기준 국내 유통시장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4%로, 이는 세계 주요 선진국 중 중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규모로만 따지면 세계 3~4위권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지난해부터 점포효율화, 인력 감축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비용절감에 들어섰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2024년도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롯데마트 또한 2021, 2023년 총 세 번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형마트 3사 직원수도 지난 3년간 일제히 감소했다. 이마트는 2021년 2만4599명에서 2023년 2만2744명으로, 같은기간 홈플러스는 2만378명에서 1만9717명으로, 롯데마트는 1만1581명에서 1만614명으로 줄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와 함께 긴장상태에 빠진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는 본업경쟁력에 집중하고 점포효율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고물가 시대 속 각광받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 2월 역대 최대 규모로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에는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연다. 하반기에도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을 여는 셈이다. 현재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롯데마트는 마트 본업인 신선식품(그로서리)과 즉석조리 식품을 내세운 그랑그로서리 매장에 집중한다. 전체 면적 중 약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그로서리 매장은 2023년 말 은평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도곡점을 오픈했다. 실제로 은평점은 리뉴얼 전과 비교해 약 10% 매출이 늘었고, 도곡점은 오픈 이후 3주간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반사이익을 누리고 마트 2강체제를 기대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쿠팡을 필두로 온라인 쇼핑 비중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경쟁업체들도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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