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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오전 인터폴 마닐라지부가 ICC로부터 체포 영장의 공식 사본을 받았다”며 “그가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필리핀 검찰총장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ICC의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현재 당국의 구금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홍콩에서 열린 필리핀 디아스포라 유세에서 연설한 후 이날 오전 마닐라로 귀국했다. 그는 홍콩 행사에서 ICC의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며, 국제사회가 자신을 겨냥한 체포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을 비판했다.
그러나 필리핀 당국은 이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필리핀으로 귀국하자 ICC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구금한 것이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강력하게 추진했던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범죄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그의 정책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법적 절차 없이 사살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당시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격을 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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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016년 취임 직후부터 벌인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 작전으로 용의자 약 6200명이 사망했다. 이에 반해 ICC 측은 사망자 수가 1만2000∼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ICC를 탈퇴했던 필리핀 정부가 이날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받아들인 것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줄이려는 등 필리핀 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같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22년 대선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된 후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ICC의 조사를 거부한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정치적 동맹에서 대립 관계로 돌아선 이후 마르코스 정부는 ICC가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 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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