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하되 안보 역량은 양보할 수 없다는 협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대미외교 안보 협상 방향을 두고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굿 딜'을 하자"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무궁화포럼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안보협력 전략 토론회'에서 "핵심적인 국가 안보 역량과 관련된 것은 양보할 수 없고 그 외 대미 투자나 관세, 방위비는 분담한다는 실리적 거래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 10월 1조5천억원 정도로 한미가 협의했는데 트럼프 정부 하에선 1조5천억원에서 10조5천억원 사이에서 협상해 좀 더 부담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할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그는 "핵 잠재력이 (한국이 요구할)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면서 "NPT(핵확산금지조약) 하에서 평화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권한이 있는데 우리는 미국 제재 때문에 그조차 못 하고 있다. 이는 언페어(unfair·불공평)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은 당연히 할 수 있는 등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NPT 범위 내에서 왜 권한 행사를 하지 못하는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 잠재력을) 당당히 요구할지 살살 설득할지는 다음 리더십의 요령이고 재주겠으나 우리 손에 그런 옵션이 들려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우리에게는 세계 10위권에 이른 경제력이 있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이라는 카드가 있다"면서 "미국이 아무리 에너지가 풍부해도 AI로 승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한국의 SMR 기술을 미국도 활용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유럽에 비해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지정학적 가치가 더 크다는 점도 자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리더십을 바탕에 놓고 본다면 우리가 당당하게 협상에 임할 여지가 있다"면서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 대등해지며 그러기 위해선 자강을 정책 비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NPT에는 상대 나라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을 때 탈퇴하고 핵무기를 만들 권한이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비핵화를 두고는 "제일 좋은 옵션은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하고, 북한이 비핵화하면 우리도 폐지한다고 하는 게 가장 좋은 협상 전략"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물론 우리가 핵 개발을 한다면 일본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등 반대 논리도 많다"면서도 "주장도 못 하나, 유력 정치인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중국·북한이 발상을 전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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