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비밀 협상 나선 美특사에 네타냐후 정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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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와 비밀 협상 나선 美특사에 네타냐후 정권 '분노'

연합뉴스 2025-03-11 09:2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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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합법화하나' 반발…볼러 특사 "미, 이스라엘 대리인 아냐"

"하마스, 5∼10년 휴전·포로 전면 교환 제안"

애덤 볼러 특사 애덤 볼러 특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직접 협상에 나서면서 이스라엘 내부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질 문제 담당 애덤 볼러 특사는 최근 이스라엘을 배제한 채 하마스와 비밀리에 직접 인질 문제 등을 논의했다.

볼러 특사는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5∼10년간 휴전과 포로 전면 교환을 제안했다며 "하마스가 결국 무기를 내려놓고 가자지구에서의 권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와의 직접 접촉이 유익했다며 "몇 주 안에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볼러 특사의 이 같은 태도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과 이스라엘 극우의 분노를 촉발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를 통해 "우리는 그(볼러 특사)에게 그가 우리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가 미국을 대표해 협상하기를 원한다면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공식적으로는 협상을 인정한다는 짤막한 성명만 냈다. 하지만,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도 이스라엘을 뒷전으로 한 채 하마스와 직접 접촉한 미국에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머 장관은 볼러 특사와의 대화에서도 미국이 테러리스트를 지나치게 많이 석방하는 데 동의했다는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특히 이스라엘이 사전에 미국과 하마스의 접촉을 알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볼러 특사는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언제 접촉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칸 라디오는 미국과 하마스 간 협상의 막후내용을 보도하면서 이스라엘이 양측간 접촉 사실을 소식통을 통해서만 알았고, 공식적으로는 협상 이후에야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가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부 칼릴 알하이야와 이스라엘의 등 뒤에서 몇 주간 '시시덕거렸다'는 사실에 이스라엘이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특히 이 과정에서 하마스가 조 바이든 정부 때는 꿈만 꿨던 '정당성'(legitimacy)을 얻게 됐다고도 비판했다.

미국은 그간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직접 접촉은 피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이스라엘을 배제한 채 협상에 나서면서 하마스를 사실상 합법적인 단체로 인정했다고 이스라엘은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볼러 특사는 이스라엘 내부의 이런 기류에 대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누구와도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인질을 석방하는 것이 임무인 인질 특사가 이 문제를 쥐고 있는 사람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허락을 받은 것이며 일회성이었다"며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루비오 장관은 "현재로서는 이런 시도가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며 "시도가 잘못됐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번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주요 협상 전략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카타르에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이 인질 석방에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 외교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ECFR)의 휴 로뱃 선임연구원은 이번 접촉을 "상당히 큰일"이라고 평하며 "이런 종류의 접촉은 긍정적일 수 있고, 외교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뱃 연구원은 "하마스 협상가들은 매우 전문적"이라며 "그들은 양보할 줄 알면서도 자기 입장을 고수할 줄도 아는 만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도 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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