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한국은행에서는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995만 5000원, 그러니까 거의 5000만원이라고 합니다. 혹시 ‘내 연봉은 얼마였더라?’ 생각하면서 금액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셨나요.
|
금액이 너무 크다고 느끼셨다면 1인당 GNI가 국민 개개인이 1년 간 벌어들이는 소득의 평균과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GNI란 ‘Gross National Income’의 줄임말인데요. 한 나라의 국민과 기업, 정부가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더한 겁니다. 우리 국민이 외국 기업으로 받은 임금이나 우리 기업이 수출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도 모두 포함이 됩니다. 정부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다는 의미에서 세금까지 합칩니다.
국내총생산(GDP)이 한 나라 경제의 크기를 나타낸다면 GNI는 국가 간 소득 수준을 비교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GDP와 GNI가 포함하는 범위가 다르기 하지만 금액의 크기만을 놓고 보면 최근 5년간의 자료만 봐도 항상 GNI는 GDP보다 항상 컸습니다.
용어는 1인당 ‘국민’ 총소득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국민은 개인(personal)이 아니라 국가의 모든 경제 주체를 말하는 것이죠. 돈을 버는 주체가 국민을 넘어 기업과 정부까지 확대되니 당연히 액수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나라 안팎에서 돈을 많이 벌면 그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의 월급이나 성과급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겠지만, 기업들은 번 돈을 투자하기도 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쌓아두기도 합니다. 그러니 기업들이 번 돈이 그대로 직원들의 급여 인상에만 쓰이지는 않죠.
그렇다면 국민 한 사람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표현하는 경제지표는 없는지 의문이 드실 수 있는데요. 이름이 다소 길지만 1인당 국민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Personal Gross Disposable Income)을 보시면 됩니다. PGDI는 그 나라의 국민이 실제로 소비하거나 저축할 수 있는 소득을 뜻합니다.
개인이 받는 급여나 연금 등의 가계 소득에서 세금, 각종 보험, 대출 이자 등을 빼서 계산합니다. GNI가 높아도 세금 부담이 크거나 기업의 이익 비중이 높으면 PGDI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습니다.
PGDI의 경우 가장 최신 자료가 2023년도인데요. 이 때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1인당 GNI는 3만 6194달러인데, 1인당 PGDI 1만9498달러입니다. 1인당 GNI 대비 PGDI 비율이 53.9%인데요. 국가의 총 소득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조금 넘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이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라 전체의 소득이 늘어도 개인치 체감하는 실질 소득 증가율은 그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물가 상승까지 고려한다면 그 격차는 더 커질 수 있겠죠.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