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국내 30대 그룹은 교수·관료 출신 선호 ②포춘 100대 기업, 전문경영인 출신 절대 다수 ③이사회 역량지표(BSM) 공개부터 ④사외이사 전문가 박선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
[이데일리 이승현 증권시장부장] 사외이사는 1998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외국 투자자들의 의견에 따라 기업 경영진을 감독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27년간 운영되는 동안 ‘워치독(감시견)’이라기 보다는 ‘거수기’ 역할을 해 왔다는 평을 받았다. 경영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가 사외이사에 주로 포진돼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30대 그룹은 사외이사로 교수 출신을 가장 선호했다. 최근엔 관료 출신의 비중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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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데일리가 리더스인덱스에 의뢰해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37곳의 사외이사 85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학계 출신이 35.9%, 관료 출신이 27.3%를 차지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비중은 1년 전과 비교해 3.0%포인트 늘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분석은 사외이사들의 출신 경력을 △학계 △관료 △재계 △법조 △세무회계 △정계 △공공기관 △언론 △정계 △기타로 분류해 진행한 결과다.
반면 관 출신이 아닌 순수 전문직인 세무사 및 회계사, 변호사 출신은 각각 2.6%p, 1.8%p 줄었다. 국세청과 검찰 및 법관 출신 전직 관료들이 전문직의 자리를 꿰찬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검찰 출신은 2023년 36명에서 48명으로, 국세청 출신은 28명에서 41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관료 출신이 증가한 것을 두고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감시자가 아닌 기업 이슈 대응 창구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관료 출신은 본인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진 몰라도 기업 경영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은 아니다”라며 “소위 전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넣는 것이 사외이사제의 취지를 살리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영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독립성을 갖춘 인사로 사외이사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 경영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경영인 출신은 117명(14.1%)에서 138명(16.5%)으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비중이 낮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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