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한국이 낳은 축구 스타들과 이런 저런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손흥민을 향해 주장감이 아니라며 폭언을 날렸다. 이천수, 박지성, 윤석영에 이어 4번째 인연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토트넘 감독을 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시켰던 해리 레드냅 전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레드냅이 현재 토트넘의 주장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손흥민에게 완장을 채운 것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일(한국시간) 영국 'TBR풋볼'에 따르면 레드냅은 최근 영국 스포츠 토크쇼 채널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주장 적합성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그는 손흥민이 뛰어난 선수이며,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장으로서의 리더십은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 자신이라면 손흥민을 주장으로 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지만, 주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왼쪽 윙에서 플레이하는데, 내가 주장으로 선택할 선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레드냅은 토트넘의 주장 공백을 해결할 또 다른 옵션으로 19세 미드필더 아치 그레이를 언급하며 "지금 토트넘에는 확실한 리더가 부족하다"면서 "대안이 누구냐고? 최근에 다시 생각해보니 결국 그레이가 주장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19세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TBR풋볼'은 최근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수비수 케빈 단소가 또 다른 차기 주장 후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트넘의 주장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또 다른 후보로 단소가 거론되고 있다"며 "단소는 토트넘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팀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훈련장에서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또 "비록 단소가 아직 경험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현재 토트넘이 필요로 하는 주장 스타일에 적합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손흥민이 주장직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단소는 충분히 새로운 주장 후보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현재 토트넘 감독인 안지 포스테코글루는 즉각적인 주장 교체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변화가 필요하다면 단소가 유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역설했다.
레드냅이 손흥민의 리더십을 공개적으로 의문시하며 주장 완장을 19세 신예 아치 그레이에게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레드냅은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지만 주장으로서 인상적이지 않다"며 "토트넘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레이가 주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레드냅의 아들이자 축구 해설가인 제이미 레드냅이 손흥민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았다.
제이미 레드냅은 "토트넘이 어려운 순간마다 손흥민이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어린 선수들이 기대는 선배가 필요한데, 손흥민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제이미 오하라도 "손흥민은 주장감이 아니다"라며 주장직 반납을 촉구했다.
끊임없이 손흥민의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손흥민의 리더십을 문제 삼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며 팀을 이끌었고, 주장으로 선임된 이후 경기력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과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팀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손흥민의 리더십 스타일은 전통적인 카리스마형 주장과는 다를 수 있지만, 실력과 모범적인 태도를 통해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유형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후배들을 챙기고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10일 본머스전에선 0-2로 뒤지자 크게 화를 내면서 동료들을 다독이고, 스스로 상대 최전방을 뚫은 끝에 2-2 무승부가 되는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성공시켰다.
게다가 레드냅이 주장으로 추천한 그레이는 2006년생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성장해 토트넘으로 이적한 유망주다. 미드필더, 풀백, 센터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였지만, 경험 면에서는 손흥민을 비롯한 기존 주장단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레드냅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있다. 레드냅 감독은 2008년 당시 프리미어리그 복병이었던 포츠머스를 FA컵 우승으로 이끈 적이 있는데 포츠머스 시절 이천수를 영입하기 위해 마침 맨유와 격돌할 때 박지성에게 이천수를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돌파도 좋고 프리킥도 잘 찬다"며 즉시전력감으로 추천했으나 레드냅은 이천수를 뽑진 않았다.
이어 2012년엔 퀸즈파크 레인저스 감독으로 부임, 당시 주장으로 뛰던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부임 직후 주장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주면서 박지성의 캡틴 자격을 사실상 박탈했다.
2013년 1월에 윤석영이 전남에서 퀸즈파크로 왔으나 크게 중용하진 않았고 임대를 여러 번 보냈다.
그러더니 12년이 지난 지금 78세의 나이에 손흥민을 입에 올리며 그에 대한 험담을 여러차례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TBR풋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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