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앞두고 '탄핵 인용' 세결집…2013년에도 천막농성 경험
오늘 밤 의총서 최종 결정…"보수 총반격 수위 예상보다 깊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때까지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지지층 사이에서 불안감이 번져가는 가운데, '거리 투쟁'을 병행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이슈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 후 "내일부터는 행동 거점을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옮기자는 지도부 제안이 의총에서 나왔다"며 "이런 의견에 대해 오늘 밤 10시 의총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가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내란 세력의 총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에 전열을 가다듬고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고, 오후 10시께까지 릴레이 발언을 한 뒤에 국회로 돌아와 경내에 대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이후 비상 행동에 돌입한 현재는 국회에서 의총을 한 뒤 저녁에만 시민단체 집회에 참여하는 일정을 소화해왔다. 결국 현재보다 '장외 투쟁'에 힘을 더 싣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다만 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헌재에 압박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 비상한 시기에 국민과 함께하자는 광장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의 문제의식"이라며 "헌재를 압박하겠다는 게 아니고 헌재의 탄핵 인용 격려 응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극우세력이 헌재를 굉장히 극악한 방법으로 압박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헌재를 지키고 격려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 인용에 대한 국민 의지를 광장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의식"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변인은 심야에는 국회 경내 비상 대기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원회관에서 숙식하면서 언제라도 비상소집에 응할 수 있게 준비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12년 전인 2013년에도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서 이를 거점 삼아 당을 운영하는 장외투쟁을 벌인 바 있다.
한편,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에 항고하지 않은 데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 고발 조치에 그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심 총장에 대해 "최소한의 양심도, 검사로서의 명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란 수괴를 풀어주고 증거인멸과 도피를 도운 책임자가 아무 잘못이 없다고 변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총장답다. 그 나물에 그 밥인데, 나물이 쉬어도 한참 쉬었다"며 "진짜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심 총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야 5당 공동으로 심 총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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