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손님은 줄고"…자영업자 두 달 새 20만명 감소

[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사이에 자영업자 20만명 넘게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들도 내수 침체 장기화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거리에 폐업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 연합뉴스

경기 부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 때부터 꾸역꾸역 버티던 점주들이 두 손 들고 장사를 접고 있다"며 "배달비, 원재료비, 인건비 등 부담이 늘어난 것이 경영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B씨도 "버터, 밀가루, 우유 등 가격이 안 오르는 게 없다"며 "가격은 오르는 데 정국이 불안정하면서 손님이 크게 줄어 걱정이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C씨는 "코로나19 사태 때 받은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만 월 80만원이 든다"며 "그에 비해 식자재비는 6년 전에 비하면 30% 올랐다. 밀린 식자재 외상값만 1000만원이다"라고 전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 1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자영업자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수준이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적은 수치다.

엔데믹 이후 자영업자 수는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었지만, 올해 1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대비 약 20만명 이상 감소했다. △1997년 590만명 △1998년 561만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00만명 △2009년 574만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 경기 침체 장기화가 자영업자들을 폐업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엔데믹이 와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외부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굳었다"며 "고물가 고금리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장사하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만 끝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자영업자들이 줄폐업한 것"이라며 "올해에도 자영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 각종 지원 정책이 끝나고, 내수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자영업자 500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 순으로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 72.0%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지난해 순수익이 전년 대비 13.3% 줄었다. 아울러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올해도 매출·순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을 포기하는 이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석병훈 교수는 "외환위기, 경제위기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창업을 장려하면서 자영업자를 늘려왔다"며 "이제 창업에 대한 지원 대신 폐업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일자리 연계 사업 등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