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이 이상원기자] 삼성SDI가 부진한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로봇용 배터리에 승부를 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올해부터 자동차 조립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이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신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2030년까지 전 세계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 2060년까지는 30억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2030년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 1천억 위안 (19조9860억 원)에 이들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2025년 1만 대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올해부터 자동차 제조라인에서 라이브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연초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임대가 급증하면서 올해 6월까지 중국 기업이 공급하는 로봇 임대 주문이 모두 예약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배터리업체들도 로봇용 배터리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새로운 먹거리로 로봇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산업용 로봇을 직접 만들어 생산 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CATL은 2년 전부터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로봇팀을 운영 중이며, 올해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팔과 물품을 자동으로 운반하는 무인운반차(AGV)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CATL은 단순 로봇 연구에서 나아가 직접 설계. 제조해 자사 배터리 공장에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팔과 물품을 자동으로 운반하는 무인운반차(AGV)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제작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물론 자사가 개발한 로봇용 배터리가 탑재된다.
삼성SDI도 최근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높은 에너지 밀도와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성능 로봇용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업체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소유하고 있다. 보스톤다이내믹스는 최근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대차그룹의 제조혁신 테스트베드인 (HMGICS)싱가포르글로벌혁신센터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행동을 위한 신경계와 밸런스 안정 등의 기술적 부분이 중요하지만 현재 장시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원 확보가 관건이다. 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한정된 공간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고효율 배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현재 휴머노이드 등 대부분 로봇에는 전용 배터리가 없어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 등에 쓰이는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구조가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로봇의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인 데다 규격에 맞춰 작은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도 함께 줄어드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현장에서 장시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에 최적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SDI는 일부 기기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의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키워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합한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은 우선,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현대차와 기아는 새로 개발되는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 및 성능 고도화를 진행,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길 예정이다.
조한제 삼성SDI 부사장은 "현대차. 기아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고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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