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마침내 마무리됐다. 1년간 이어진 내홍 끝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화하며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주가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아있다.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발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33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개발(이하 R&D) 투자 확대와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3500억원 이상의 R&D 및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15%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존 7.5%에서 15% 이상으로 끌어올려 2027년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 5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기업가치를 저평가받는 원인이었던 만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해 초 35만원대에서 25만7000원(이날 기준)까지 약 28% 하락했다. NH투자증권 한승연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가치 대비 30~40%의 디스카운트를 받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가도 경영권 분쟁 전 3만원 중반대에서 최근 2만8000원대로 회복이 더디다.
한미약품은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웠다. 2023년 6%에 불과했던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주당 배당금을 2023년 대비 200% 증액할 예정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병행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주주 신뢰 회복 관건
한미약품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2023년 53.3%에서 2027년까지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란 이사회 독립성, 주주권리 보호 등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총회 집중일을 피한 개최, 배당 정책 사전 공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이 직접 참여하는 IR 행사, 투자자 대상 공장 방문 행사 등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주 친화적 행보가 주가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글로벌 시장 개척,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33년까지 해외 시장 매출을 3조원까지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신약 연구개발 성과가 주가 반등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 본다”면서 “다만, 신약 개발은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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