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선웅 기자 = 최근 주장 자격 논란과 매각설까지 등장한 상황. 하지만 결국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할은 ‘캡틴’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본머스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확보한 토트넘은 리그 13위(승점 34점)에 위치하게 됐다.
이날 손흥민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테이션 때문이었다. 납득이 가능했다. 지난 7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1차전 AZ 알크마르전 이후 3일 만의 경기가 치러진 것. 손흥민 이외에도 메디슨, 베리발, 텔 등 모두 벤치에 앉아 출격을 기다렸다.
팀 내 ‘에이스’ 급인 손흥민과 메디슨이 빠진 탓일까. 전반전부터 토트넘은 본머스의 강한 압박에 정신을 못 차렸다. 결국 선제 실점까지 허용했다. 전반 42분 케르케즈의 크로스를 테버니어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수비진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후반 20분 클라위베르트의 패스를 받은 에바니우송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스코어는 어느덧 0-2로 벌어졌다.
토트넘은 후반 22분 사르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본머스의 수비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1-2로 지고 있던 후반 37분 손흥민은 패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고, 골키퍼 케파에게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패널티킥을 선언했고, 손흥민이 파넨카킥을 시도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골키퍼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은 슈팅이었다. 이후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경기 후 현지 매체서는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영리하게 패널티킥을 얻어냈고, 0-1로 끌려갈 때 트레이드마크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포스트를 스쳤다”며 팀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승점 3점을 얻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고 좌절스럽다. 홈에서 경기를 할 때는 승점 3점을 얻을 것을 기대한다”며 무승부에 아쉬움을 표했다.
어쩌면 주장으로서 당연한 반응이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책임감이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이러한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도를 지나쳤다. 전 토트넘 감독인 해리 래드냅은 ‘토크 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은 좋은 선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주장감은 아니다. 그는 왼쪽 윙어에서 뛰고 있다. 나에게는 주장으로서의 선택지는 아니다. 아치 그레이에게 완장을 줄 것 같다. 그런데 그는 18살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안티로 유명한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그동안 토트넘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준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 대안을 찾아야 하고, 더 이상 손흥민은 주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물론 손흥민이 예전만큼의 폼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38경기 11골과 10도움으로 공격 포인트가 21개다. 이는 팀 내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로 데얀 클루셉스키(20개), 브레넌 존슨(17개), 솔란케(17개), 메디슨(17개)이 그의 뒤를 이었다.
어느덧 10시즌 동안 토트넘에서 헌신한 손흥민. 매 시즌 도움보다는 득점의 수가 월등히 많았다. 이번 시즌은 도움에 더욱 집중하며 팀원들에게 득점을 만들어 주려는 ‘도우미’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출전 시간도 그렇다. 손흥민은 리그 25경기에 출전했고, 그 중 21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출전 시간만 1,818분이다. 33세 선수가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은 스케줄이다. 무리한 출전 시간은 부상을 유발하기 때문. 그럼에도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했다.
이러한 그에게 과연 리더쉽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