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성남)] 수렁 끝에 더 깊은 수렁이 있었지만 더 빠지지 않았다. 성남FC는 길었던 암흑을 벗어나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초월(超越).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한계나 표준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보통 큰 시련을 겪은 후 달라진 생각과 시야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세를 초월적 자세라고 한다. 성남이 2025시즌에 앞서 준비를 했을 때 마음가짐일 것이다.
성남은 지난 시즌 K리그2 꼴찌를 차지했다. 예산도 깎이고 다른 팀들에 비해 영입도 화려하지 않으면서 성남을 향한 기대치는 더욱 낮아졌다. 성남 팬들마저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추락한 팀에 체념을 하고 있었다.
단 3경기만 치렀지만 성남은 기대 이상이다. 전경준 감독 아래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뚜렷하게 아는 모습이고 위치 선정이나 전체적인 경기 운영도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 지난 시즌 36경기를 치르면서 5승만 기록했는데 3경기를 치르고 2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뒷심이 생겼다. 작년 성남은 흐름을 상대에 내주고 운영을 했다.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끌려 다니는 수동적인 축구를 했다. 선제 실점을 할 경우엔 뒤집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예상대로 그대로 패하거나 이기지 못하면서 성남은 수렁으로 빠졌다.
이번 시즌은 아니다. 2라운드 충북청주전에서 먼저 실점하고도 따라잡아 1-1을 만들었고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선제 실점을 헌납하고 두 골을 몰아치며 2-1로 이겼다. 작년 성남이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실점을 하거나 흐름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플랜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영입생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도 고무적이다. 베니시오, 박수빈, 사무엘, 이정빈 홍창범 등 영입한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자리를 잡으면서 확실한 계획 속 영입을 했다는 걸 보여줬다. 박지원과 같은 성골 유스 자원도 제 몫을 해주면서 성남은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전경준 감독은 인천전 승리 이후 "동계훈련 때부터 축구는 단체전이라는 걸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독일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듯 단체전이기에 독을 품고 이변을 만들려고 해야 한다고 했다. 한 명이 못 막으면 두 명, 세 명 싸울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하며 지향점을 밝혔다.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해서, 더 무너지지 않았고 그 수렁을 본인들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초월적인 생각으로 전경준 감독 아래 팀으로서 준비를 했고 마음가짐, 조직력을 탄탄하게 다졌다. 3경기 동안 성남은 자신들이 달라졌다는 걸 보여줬다. 기준점을 높이고 새로운 비상을 나서는 까치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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