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포옛 전북 감독도 ‘천적’ 강원의 벽을 실감했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K리그1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해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2023년 9월부터 강원전 5연패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가 또다시 전북 현대의 덜미를 낚아챘다.
강원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44분 김경민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전 내내 이어진 전북의 맹공을 잘 견딘 강원은 종료 직전 역습 기회를 살렸다. 가브리엘이 문전 침투 과정에서 흘려준 볼을 김경민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강원은 2경기 연속무패(1승1무)와 함께 값진 시즌 2승(1무1패)째를 수확해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2연패 속에 3경기 무승(1무2패)에 빠진 전북(1승1무2패·승점 4)은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특히 전북에는 치명적 패배다. 직전 시드니FC(호주)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8강 1차전(0-2 패)까지 무득점 3연패다. 또 강원전 절대 열세도 계속됐다. 지난 시즌 3전패, 2023년 9월부터는 무려 5전패다. “내가 부임하기 전 기록은 묻지 말라”던 거스 포옛 전북 감독 역시 천적의 도전에 가로막혔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부족함은 있으나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고 있다.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화두는 변화였다. 3라운드까지 나란히 승점 4를 뽑은 두 팀은 시즌 첫 만남에서 라인업을 일부 수정했다. 전방의 얼굴을 바꿨다. 전북은 박재용을 원톱으로, 강원은 코바체비치를 이상헌의 투톱 파트너로 세웠다.
이유는 서로 달랐다. 전북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콤파뇨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티아고 역시 몸이 좋지 않다. 포옛 감독이 가진 공격 옵션은 박재용뿐이었다. 주로 측면에서 뛴 그의 주 포지션은 스트라이커다. 대신 중원에 가나 미드필더 보아텡을 배치했다.
강원은 ‘활동량’에 주목했다. 정경호 감독은 강 대 강의 대결은 승산이 적다고 봤다. 기동력에 무게를 실은 강원은 가브리엘보다 많이 뛰는 코바체비치에게 기대를 걸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전북이 잡았다. 라인을 높이고 전방 압박으로 강원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최근 폼이 좋던 강원 오른쪽 날개 이지호도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전북이 슛을 많이 시도하진 않았으나, 공간 활용으로 기회 창출에 나섰다. 강원은 전반전에 힘을 아낀 뒤 후반전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두 팀이 후반전 들어 변화를 시도했다. 전북이 매 경기 출전으로 다소 지친 송민규 대신 전진우를, 강원은 ‘게임 체인저’로 가브리엘을 투입했다.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웃은 쪽은 강원이었다. 가브리엘은 결승골에 직접 기여했다.
후반 중반부터 일방적 공세에 나선 전북은 후반 21분 보아텡의 패스를 받은 전병관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후반 30분 이영재의 중거리포가 강원 골키퍼의 선방에 걸린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포옛 감독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흐름이 좋지 않다. 변화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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