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4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에 피치클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롯데엔 유독 투구 간격(인터벌)이 길고 각종 투구 루틴을 펼치는 투수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특히 팀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원중은 인터벌이 길기로 유명하다.
투구판 위에서 탭댄스를 연상케 하는 발 굴림 동작을 하는 등 공을 던질 때마다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다.
롯데 팬들은 피치클록 도입으로 김원중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피치 클록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5시즌 정식 도입됐다.
올해부터 투수들은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타자도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의 제재를 받는다.
김원중은 주변의 우려를 씻어내고 피치클록 압박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4-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피치 클록은 철저하게 지켰다.
버릇이었던 발 굴림 동작은 거의 하지 않았고, 바로바로 공을 던졌다.
루틴에 변화를 줬지만, 구위는 그대로였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원중은 "스프링캠프에서 피치 클록을 지키기 위한 훈련을 했다"며 "잡동작을 줄였고, 포수와 사인 교환을 빠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운드에서의 동작을 간결하게 바꿨더니 오히려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공을 빨리 던지니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효과를 봤다. 내겐 긍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김원중이 변화를 준 건 투구 버릇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면서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잘랐다.
김원중은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에서 깎은 것"이라며 "머리카락을 짧게 깎으니 샴푸 후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더라. 매우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한 만큼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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